①‘열혈 팬클럽’ 몰고 다니는 문재인=서면 젊음의 거리는 부산 내에서도 유동인구가 많은 곳으로 꼽힌다. 하지만 이날은 유세를 보려는 목적으로 현장을 찾은 사람들이 많았다. 문 후보의 등장하기 1~2시간 전부터 인파가 몰려들기 시작했다. 문 후보가 잘 보이는 목 좋은 곳은 이미 자리가 동났다. 주로 20~30대 여성 지지자들이 미리 와 자리를 선점했다.
대학생 유지연(23) 씨는 “문 후보가 잘생긴 외모에 깨끗한 이력을 가진 정치인이라 좋아한다”며 “최근 ‘쌍코’, ‘소울드레’서 등 20~30대 여성이 주로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문 후보를 향한 열기가 뜨겁다”고 말했다. 과거 아이돌 등 대중스타를 좇았던 여심(女心)이 최근 문 후보와 같은 정치인으로 이동한 것 같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다양한 응원도구 등장했다. ‘아대문(아빠가 대선 나와도 문재인)’, ‘호대문(호적 파여도 대통령은 문재인)’ 등 이색 문구가 적힌 판넬과 머리띠가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고가의 카메라를 들고 온 지지자도 있었다. 경북 김천에서 문 후보를 보기 위해 부산을 찾았다는 직장인 이현아(32) 씨는 “평소 아이돌그룹 샤이니를 촬영하는 게 취미였는데 이번 대선을 계기로 문 후보 팬이 됐다”며 “미처 현장을 찾지 못한 ‘팬’들을 위해 촬영차 이곳을 찾았다”고 말했다.
그간 각종 변수에도 불구하고 문 후보의 지지율이 왜 꿈쩍하지 않았는지를 알 수 있는 장면은 무대 뒤편에서도 이어졌다. 유세 보는 것을 포기하고 무대 뒤편에 일렬로 서 있는 지지자들도 80여명이 됐다. 문 후보가 유세를 끝나고 퇴장하는 모습을 지켜보기 위해서다. 이들은 “유세가 끝난 후 문 후보가 차로 이동하는 과정을 좀 더 근접해서 보기 위해 미리 자리를 잡았다”고 말했다.
文 ㆍ安, 하루 차로 부산 찾아 유세
文 유세에는 2030 열혈지지층 몰려
安 유세에는 녹색우산 등 팬클럽 몰려
"안철수"라는 연호가 나왔지만 대부분 안 후보의 선거운동원과 초록우산을 쓴 팬클럽이었다. 안 후보의 지지자라는 장주식(52)씨도 아내를 데리고 유세장을 찾았다. 장씨는 간간이 ‘안철수’라며 연호는 했지만 유세차량과 거리를 두고 조용히 유세를 지켜봈다. 장씨는 “처음 안 후보가 정치에 입문했을 때부터 지지를 했다”며 “유세장이 조용하지만 우리같은 50대 이상은 원래 이런 곳에 나오지 않으니 걱정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연설이 끝나자 안 후보의 진짜 팬이 등장했다. 안 후보가 유세차에서 내려와 차량을 탑승하러 약 150m를 걸어갈 때다.
안 후보의 뒤로 녹색우산을 든 안 후보의 팬클럽과 안 후보의 지지자들 100여명이 안 후보를 따르기 시작했다. 유세를 본 이들의 10% 정도 되는 숫자다. 경남 양산에서 안 후보를 보기 위해 온 조신재(24)씨도 앞으로 가 안 후보와 손을 잡았다. 조씨는 “정치인들은 원래 안 믿었는데 안 후보는 믿을 만한 거 같아 좋아한다”며 말했다.
③콘서트형 유세 문재인, 유세의 정석 안철수=문 후보는 유세장소에서 200m 떨어진 곳에 내려 거리를 가르며 등장했다. 유세도 유세 차가 아닌 유세 차 앞에 설치된 무대 위에서 했다. 패션쇼 런웨이 같았다. 정면은 물론 양옆에서도 지지자들이 문 후보를 지켜볼 수 있게 만든 형식이다.
문 후보의 유세가 공연처럼 기획됐다면 안 후보의 유세는 유세의 정석을 따랐다. 안 후보는 이날 유세차 근처에서 하차해 지지자들을 향해 잠시 만세포즈를 취한 후 유세차로 곧장 올라섰다. 교통체증으로 일정이 지연되면서다. 안 후보의 옆에는 손학규 상임공동대표가 서 있었다.
새끼손가락을 걸고 약속하는 모습의 동상 앞에서 시민들과 약속을 하는 포즈를 취했다. 다만 예전 유세현장과 다르게 안 후보 주변을 둘러싸던 국회의원들과 당직자들은 뒤로 빠졌다. 유세나 시장방문마다 당직자들이 둘러싸 상대적으로 시민들과의 접촉이 적다는 지적 때문이다
부산=김포그니ㆍ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