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4년차 심재민은 명실상부한 kt 불펜의 핵심이다. 1군 첫 해인 2015년엔 50경기(2승3패1홀드 평균자책점 6.87)에 나갔고, 지난해엔 59경기(2승3패7홀드 평균자책점 5.47)에 출전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투구내용도 더 좋아졌다. 개막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았지만 11경기에서 1승3세이브를 거둬들이며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하고 있다. 김진욱 감독도 "재민이가 아주 좋은 역할을 해주고 있다"며 흡족해 할 정도다.
김진욱 감독이 심재민의 이름을 뺀 것 역시 그래서였다. 심재민은 이번 주에만 네 차례나 등판해 5와3분의2이닝을 던졌다. 특히 한화와 맞붙은 21일, 22일 경기에선 각각 17개, 36개를 던졌다. 김 감독은 "오늘은 휴식이다. 그래도 이름이 보이면 생각이 달라질 수 있으니 아예 지우는 게 낫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김진욱 감독은 "중요한 경기였다. 21일 경기에서 가장 잘 던지는 피어밴드가 선발인데 졌다. 자칫 나쁜 분위기가 길어질 수 있었다. 큰 경기였는데 내가 너무 욕심을 부렸다"고 자책했다. 그는 "젊은 투수가 그렇게 한 번 이기면 힘이 난다. 우리 팀은 아무래도 성장이 중요하다 보니 내가 코치들의 말을 듣지 않고 밀어부치다 그런 결과가 나왔다. 선수들이 이기려고 노력했는데 미안했다"고 말했다. 분명 결과는 나빴지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리더의 모습은 최근 kt 더그아웃의 밝은 분위기가 어떻게 나왔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수원=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