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송민순 회고록 논란’의 출발은 그가 당시 왜 그런 판단을 했는가와 맞물려 있다. 송 전 장관은 20일 인터뷰에서 “유엔에서 외교부가 북한 측과 접촉한 내용을 보니 그쪽은 우리가 인권결의안에 찬성하는 것에 반대하지만 극렬한 반발은 아니었다”고 공개했다. 외교부가 유엔대표부를 통해 북한과 사전 접촉해 북측 입장을 파악한 것일 수 있다는 의미다. 이른바 ‘뉴욕 접촉’이다. 김만복 당시 국정원장도 유사한 시사를 했다. 그는 20일 본지 통화에서 “2007년 11월 18일 서별관회의에서 송 장관이 ‘북한이 (찬성해도) 괜찮다는데…’라고 주장해 내가 ‘그럴 리 없으니 확인해보겠다’고 말했다”고 했다.
2007년 11월 인권결의 표결 전 상황은
18일 서별관회의서 기권 놓고 충돌
송 “북, 찬성 반발 극렬하진 않았다”
김만복 “그럴리가, 북에 확인해볼 것”
송 “유엔 외교현장서 관련국 접촉과
남북채널로 물어보는 건 다른 문제”
결과적으로 송 전 장관의 서별관회의 주장(북한이 괜찮다고 한다)과 달리 북한의 반발이 거셌다. ‘쪽지’에서 북한은 ‘북남관계에 위태로운 사태’까지 운운했다. 송 전 장관이 찬성 의견을 관철하기 위한 보고를 한 것인지, 북한이 유엔 채널을 통한 접촉에선 반발 수위가 약했던 것인지 확인할 수 있는 기록은 없다. 한편 송 전 장관은 21일 기자들과 만나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제 책이 근본적인 오류이며 혼자만의 기록이라고 말해 저자로서 사실관계에 기초해 썼다는 것을 밝힐 필요가 있어서 그랬다(쪽지를 공개했다)”고 말했다.
이영종·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