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두 번째 대선후보 토론을 관통하는 전략이었다. 이날 총량제 토론은 정치·외교안보와 교육·경제·사회·문화의 두 가지 주제로 진행됐다. 5명의 후보가 원하는 상대를 골라 무차별적으로 질문하거나 이에 대해 답변을 하되 주제당 9분씩 정해진 시간을 넘기면 안 되는 제한만 받았다. 두 주제를 합하면 모두 90분의 총량토론이 진행됐다. 공교롭게도 90분의 시간 중 각 후보가 상대에게 지명을 받아 토론에 참여한 시간은 문재인-안철수-홍준표-유승민-심상정 후보 순이었다.
주제당 9분씩 90분 총량 토론
질문 답변에 문 45분, 안 30분, 홍 9분
받은 질문 수는 문 18, 안 14, 홍 9, 유 3
상대를 지목해 선공에 쓴 시간은
문재인 8분, 안철수는 6분도 안 돼
◆문·안에 집중 타격=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는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나머지 세 후보의 집중 공격을 받았다. 특히 홍준표·유승민·심상정 후보는 안보 이슈를 고리로 문재인 후보를 공격했다. 이 때문에 문 후보는 주어진 18분의 시간 중 상대를 지목해 선공에 쓴 시간이 8분이 채 안 됐다. 안 후보는 첫 주제에선 사실상 선공을 거의 못하다가 두 번째 주제에선 공세를 취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럼에도 먼저 질문을 던져 공세를 취한 것은 모두 6분이 되지 않았다. 반면 심 후보는 선제타격에 집중했다. 어느 후보도 먼저 심 후보에게 묻지 않았지만 심 후보는 문 후보와 안 후보에게 대부분의 시간을 썼다.
◆물고 물린 보혁(保革) 전선=김대중 정부 당시 벌어진 대북송금 사건이 토론 테이블에 오르자 각 후보들은 자신의 진영에 따라 물고 물리는 공격을 했다. 유승민 후보가 안철수 후보에게 먼저 이 질문을 던지자 문재인 후보가 끼어들어 유 후보를 공격했고, 그러자 홍준표 후보가 중간에 치고 들어와 문 후보를 타격했다. 급기야는 이를 지켜보던 심상정 후보가 “언제까지 이 문제를 거론할 것이냐”며 대화를 중단시켰다. 결국 보수와 진보의 대립적 의제에 대해선 유승민-홍준표 후보와 안철수-문재인-심상정 후보가 각각 편을 갈라 다툰 양상을 보인 것이다.
◆보수·진보 구분 없이 짝지어 공격도=교육·경제·사회·문화를 주제로 진행된 후반부 총량제 토론에선 어느 주제를 놓고 두 후보가 한 후보를 공격하는 이인삼각(二人三脚) 양상이 보이기도 했다.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상 문제를 놓고 난상토론이 벌어질 때는 유 후보와 안 후보가 함께 문 후보를 공격했고, 교육 문제를 놓고는 문 후보와 유 후보가 안 후보를 협공했다. 경남지사 시절 무상급식 중단 논란을 일으킨 홍 후보에게는 다른 모든 후보가 일제히 달려들기도 했다.
이날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상호 공격은 상대적으로 공방 시간이 짧았다. 다른 후보들이 두 후보에게 공격을 집중하다 보니 오히려 두 사람이 정면으로 대결할 시간이 상대적으로 부족했기 때문이다.
허진·백민경 기자 b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