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부터 주요 편의점과 마트에서 거스름돈을 동전 대신 포인트로 적립할 수 있다. 한국은행이 유통업체 5곳과 함께 전국 2만3000여개 매장에서 ‘동전 없는 사회’ 시범 운영을 시작한다. 전국에 있는 주요 편의점 체인 3곳(CU, 세븐일레븐, 위드미)과 대형 유통 체인 2곳(이마트, 롯데백화점·롯데마트·롯데슈퍼)에서 동전 없는 현금 거래를 할 수 있다. 현금을 낼 때 교통카드(T머니, 캐시비)나 멤버십 카드(신한FAN, 하나머니, 네이버페이, L.Point, SSG머니)를 내면 해당 카드에 잔돈을 쌓아 준다.
마트·편의점 2만3000곳 시범운영
카드·앱 포인트는 현금처럼 활용
매장별 적용 방식 달라 아직 불편
적립한 잔돈은 각 유통업체 포인트와 똑같이 쓸 수 있다. 신한FAN머니와 하나머니, 네이버페이의 경우 모바일로 계좌입금이 되고 L.Point, SSG머니는 콜센터에 신청해 계좌로 송금한다. 한국은행은 시범 운영이 잘 되면 적립한 동전이 포인트를 거치지 않고 계좌로 직접 입금되는 시스템을 마련할 계획이다. 차현진 한국은행 금융결제국장은 “현재로선 동전이 완전히 없어지는 게 아니라 잔돈 적립 서비스를 시작하는 단계”라며 “계좌 입금방식이 적용돼야 제대로 된 ‘동전 없는 사회’가 구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2020년까지 대상 사업장을 약국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거스름돈 포인트 거래를 장려하는 이유는 동전 유통 관리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동전 제조에 연 600억원 가량이 들었다. 반면 신용카드나 각종 페이 등 전자지급결제 수단의 발달로 현금 사용은 빠르게 줄고 있다. 지난해 현금 결제율은 26%로 신용카드(50.6%)의 절반 수준이었다.
다만 동전 없는 사회가 본격 진행되면 노점상이나 재래시장 등 전자금융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사업장의 소외 현상이 심화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잔돈 거래내역까지 전부 노출돼 사생활 침해가 가중될 것이란 지적도 있다. 차 국장은 “장기적으로는 골목상권에도 현금 아닌 전자지급수단을 적용하는 방안을 강구 중”이라면서 “무기명 적립카드는 소유주를 알 수 없어 거래내역 노출에서 자유롭다”고 설명했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