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대선 때 투표지분류기에서 미분류된 3.6%(112만) 표 분석에 집중하고 있다. 전국 251개 개표소에서 미분류된 표가 개표소마다 박근혜 후보 60%, 문재인 후보 40%의 비율로 비슷했는데, 이렇게 득표율 차이가 일정하게 나타난 것은 ‘보이지 않는 손’ 때문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중앙선관위는 영화 개봉을 앞두고 “미분류표의 발생 원인을 이해하지 못한 오류”라는 공식 입장을 냈다.
김어준 "박근혜 60%-문재인 40% 나온 미분류표 전국 3% 발생"
선관위 "이중·선상·부분 기표가 미분류표…노인층 시골 많아"
◇ 미분류표 ‘박근혜 60% vs 문재인 40%’
선관위는 정면 반박했다. 선관위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투표지분류기는 정확히 기표된 투표지는 후보자별로 분류하고, 기표형태가 불분명한(두 번 이상 기표, 후보자 간 구분선에 기표, 일부만 찍힌 기표, 잉크가 번진 기표 등) 투표지와 무효표는 미분류로 처리하여 사람이 직접 판단하도록 설계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분류표가 많다는 것은 정확히 기표되지 않은 표가 많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기계적 오류가 아닌 불명확하게 기표하는 선거인의 기표 행태가 그 주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선관위는 "단순히 투표지분류기의 미분류율이 외국의 기계적 오류율에 비해 높다는 이유로 개표부정 의혹을 주장하는 것은 이러한 차이를 간과한 것"이라며 "미분류로 처리된 투표지는 모두 수작업으로 다시 분류하고, 분류된 투표지도 사람이 육안으로 모두 재확인한다"고 강조했다.
선관위는 "미분류 처리된 투표지 발생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연령이 특히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자료에 따르면 18대 대선 당시 노년층이 많은 시골지역의 미분류율은 5% 초반대였다. 반면 청년층이 많은 도시지역의 미분류율은 2% 후반대로, 노년층이 많은 지역의 미분류율이 1.8배 가량 높았다. 상대적으로 박근혜 후보의 지지층이 많은 노년층의 투표지가 더 많이 미분류 처리되면서 상대득표율이 정상 분류된 투표지에서보다 더 높게 나왔다는 것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17대 대선에서 분류표와 미분류표의 득표비율이 거의 같았던 건 이명박 후보가 연령대별 예상득표율면에서 20대(42.5%)부터 60대 이상(58.8%)에 걸쳐 득표율 차이가 크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 투표지 분류기 조작 가능성
하지만 선관위 담당자는 “투표지 분류기에 연결된 노트북이 중앙서버와 연결되는 일은 한 번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선관위에 따르면 제어용 컴퓨터의 운용프로그램은 선거 당일 개표참관인이 참석한 가운데 컴퓨터 봉인지를 해제하고 설치한다. 투표지 분류기 운영요원 외에는 제어용 컴퓨터에 접근할 수 없고, 프로그램이 위변조됐을 경우 프로그램은 작동되지 않도록 돼 있다. 전국의 투표지분류기는 외부 통신망과 연결되지 않아 해킹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선관위는 더 플랜의 제작팀에 대해 “제작진의 요구가 있다면 제3의 기관을 통해 공개 검증에 응하겠다”면서 “검증 결과 조작이 밝혀지면 책임을 지겠지만 반대일 경우 의혹을 제기한 사람들이 무거운 사회적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했다.
박성훈 기자 park.seongh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