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코리아는 “딸기향을 베이스로 맛을 개선한 결과 전년 대비 판매량이 58%가량 늘었다”고 설명했다.
145만 잔 팔린 체리블라썸 생산지 가보니
말린 벚꽃잎 100g 당 가격은 무려 30만원
활짝 피기 직전에 야생 벚나무에서 채취
유원지 벚꽃은 매연 탓에 식용 어려워
일본에서 벤치마킹, 레시피는 자체 개발
말린 벚꽃잎 100g당 가격은 30만원에 이른다. 야생화를 수확할 수 있는 협력업체 인력이 소수인 데다 짧은 개화 시기를 맞추기 어려운 탓이다.
20년째 벚꽃 등 야생화를 수확해 식음용으로 제조하는 나봉연(56)씨는 “꽃봉오리가 막 터질 때 꽃을 따서 말려야 상품가치가 있다”며 “사람들이 많이 찾는 벚꽃길이나 유원지에 핀 꽃은 매연 등에 오염돼 쓸 수 없어 공기가 맑은 깊은 산속에서 채취한다”고 말했다.
벚꽃 상태가 시시각각 달라져 적당한 꽃을 찾기도 쉽지 않다. 나씨는 “온종일 이 산 저 산을 다녀도 바구니 하나를 가득 채우기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수확한 꽃잎을 갈아 덱스트린 등 다른 원료와 배합해 '벚꽃가루'를 만든다. 올해 수확한 벚꽃으로 만든 재료는 내년에 판매하는 음료에 들어간다.
스타벅스코리아에서 벚꽃 음료 개발을 담당하는 황성진 대리는 “꽃잎을 곱게 갈아도 원물이 씹히는 점을 개선하기 위해 10개월 넘는 연구 과정을 거쳤다”며 “원물은 소량이 들어가지만 음료 향을 느끼기에 최적인 황금비율을 찾았다”고 말했다.
올해 스타벅스 벚꽃 음료 제조에 들어간 벚꽃가루(600g 기준)는 약 2만 봉지로 12만t 분량이다.
스타벅스코리아는 매년 30여 종의 자체개발 메뉴를 내놓는다. 글로벌 본사와 별개로 한국 사람 입맛에 맞는 음료를 연구한 결과다. 전세계 스타벅스 가운데 자체적으로 음료개발부를 운영하는 나라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일본·중국에 불과하다.
홍창현 음료개발팀 대리는 “국내 음료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고, 고객들도 유행에 민감한 편”이라며 “본사에서 판매하는 메뉴를 그대로 쓰면 우리 입맛에 맞지 않아 차별화한 음료를 계속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본사가 각국 지사에 메뉴를 제안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2012년 한국에서 개발한 망고바나나 음료의 경우 역으로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되기도 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원물을 넣은 벚꽃 음료가 인기를 끌자 18일부터 새로 선보인 음료 2종에도 원재료를 넣었다. ‘광양 황매실 피지오’와 ‘카라멜팝콘 프라푸치노’에는 각각 황매실과 카라멜팝콘을 갈아넣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칠곡 벚꽃, 문경 오미자처럼 올해도 전국 산지에서 수확한 원재료를 사용해 한국 전통색을 살린 음료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칠곡=허정연 기자 jypow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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