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나이에 어머니를 잃은 영국의 해리 왕자가 억지로 슬픔을 감춘 탓에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는 사실을 털어놨다. 다이애나비의 20주기를 앞두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 가진 인터뷰에서다.
12세에 어머니 다이애나비 잃고 감정 차단
사람을 칠 것 같은 충동에 28세에 상담 시작
자신과 비슷한 이들에게 도움 되려 인터뷰
결심으로 10대와 20대를 보냈다고 말했다. 그는 "어머니를 12살에 잃고, 20년간 모든 감정을 닫아버린 건 내 개인 생활 뿐 아니라 일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형 윌리엄 왕자가 도움을 받으라고 권해도 거부하던 그는 28세가 돼서야 정신과 전문의를 찾아갔다. "사람을 칠 것 같은" 충동을 느낀 뒤였다. 이제 32세가 된 해리 왕자는 공격성을 표출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조언을 받고 시작한 권투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누군가를 실제로 때리기 직전까지 갔기 때문에, 보호대를 착용한 사람만 때리는 권투가 저를 구원한 셈이죠."
2007~2008년과 2012~2013년 아프가니스탄에서 공군 아파치 헬기 조종사로 복무한 뒤 전투 트라우마로 정신질환이 생겼다는 일각의 추측에 대해서는 단호히 부인했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는 건 정신 건강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을 깨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감정을 정직하게 이야기하는 법을 배운 이후 "피와 땀과 눈물"을 다른 사람을 위해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데에 쏟을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또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일단 이야기하기 시작하라"고 권유했다.
"제 경우엔 형(윌리엄 왕자)이 큰 도움을 줬어요. 이야기를 나눌 적합한 사람을 찾으세요. 일단 대화를 하게 되면 얼마나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는가에 놀라게 될 겁니다."
이경희 기자 dungl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