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비싼 버섯 트러플, 크로와상에 먹을까

중앙일보

입력 2017.04.16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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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러플(송로버섯)은 비싸다. 특유의 깊은 풍미를 지니고 있는데다 인공 재배가 불가능해 오로지 자연 그대로의 것을 채취해야만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엔 유명 레스토랑의 메뉴에 빠지지 않는데다 제과회사의 감자칩에도 쓰이면서 어떤 식재료보다 이름은 익숙해졌다. 하지만 여전히 '트러플을 어떻게' 먹어야 할 지 모르는 사람이 많다. 지난 13일 오후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1층 그랜드 델리에서 열린 트러플 쿠킹 클래스에서 알려준 트러플 조리법을 소개한다. 
 

트러플은 인공 재배가어려워 자연 그대로의 것을 채취하기 때문에 희소성이 높다.[사진 킹오브트러플]

트러플은 나무 뿌리에 공생하며 토양으로부터 수분과 무기염을 흡수하는데 어떤 나무에 공생하느냐에 따라 색과 맛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라임나무에 공생한 화이트 트러플은 더 밝은 색상을 지니며 향기가 짙다. 반면 참나부 뿌리에 공생한 화이트 트러플은 더 강렬하고 자극적인 향기를 지닌다. 트러플은 땅 밑 30㎝~1m 속에서 자라는데 훈련된 개가 냄새를 맡아 찾아낸다. 
또한 바빌로니아와 이집트 시대부터 먹었다는 기록이 있을 만큼 역사가 깊은 식재료로 1700년대 이후 왕족과 귀족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누리기 시작했다. '세비야의 이발사'로 유명한 이태리 작곡가 조아키노 로시니(1792~1868)는 요리책을 낼 만큼 음식에 조예가 깊었는데 트러플을 '버섯계의 모차르트'라 칭하기도 했다. 

대표적 고급 식재료지만 즐기는 방법 다양해져
트러플 슬라이스· 페스토, 빵에 바르면 호텔 조식
트러플 소금은 스테이크·스크램블과 잘 어울려

슬라이스한 트러플을 올리브 오일에 넣어 가공한 제품은 바게트 위에 올리면 깊은 풍미와 트러플의 식감을 함께 즐길 수 있다.[사진 킹오브트러플]

그렇다면 트러플은 어떻게 먹어야 할까. 이탈리아의 트러플 회사 '킹 오브 트러플'의 전유미 브랜드매니저는 "트러플 쿠킹 클래스를 할 때마다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어떻게 먹어야 할 지 모르겠다'고 말한다"며 "트러플 특유의 풍미가 강한 만큼 이를 살리면서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겠다"고 말했다. 요리할 때 트러플을 보다 쉽게 사용하려면 가공 제품을 추천한다. 트러플을 얇게 저민 후 올리브오일과 함께 가공한 슬라이스(필링) 제품이나 갈아서 올리브 오일과 가공한 페스토(펄) 제품, 트러플을 넣은 소금 등 종류가 다양한데다 각각 트러플 특유의 풍미가 살아있다. 
따뜻한 크로와상과 커피 한 잔, 트러플 제품 하나만 호텔 조식 부럽지 않다. 먼저 따뜻하게 데운 크로와상에 휘핑크림을 얹고 그 위에 샤워크림과 슬라이스 제품을 올리거나 페스토(펄) 제품을 잼처럼 빵에 바른다. 트러플 향을 더 진하게 즐기고 싶다면 그 위에 트러플로 만든 오일을 몇 방울 뿌리면 된다.
홈파티를 준비한다면 트러플을 올린 부르스케타(이탈리아식 오픈 샌드위치)를 추천한다. 팬에 구운 바게트빵 위에 트러플 페스토나 슬라이스을 올린다. 그 위에 표고버섯·아스파라거스·방울토마토·파마산치즈 등을 취향에 따라 올리면 눈과 입이 모두 즐거운 부르스케타가 완성된다. 마지막으로 올리브 오일을 조금씨 뿌려줘도 좋다. 트러플 소금은 다양한 요리에 활용할 수 있다. 에그스크램블이나 스테이크처럼 자주 먹는 음식도 트러플 소금 하나로 풍미가 깊어져 특별한 느낌을 준다.
 
송정 기자 song.j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