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다웨이도, 우다웨이의 표정을 잡으려는 사진기자들도 엘리베이터 문이 이내 닫힐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한컷 만 더, 한컷 만 더…'
문이 닫히기 전에 한 컷이라도 더 담으려는 기자들의 플래쉬가 연이어 터집니다.
그렇게 한참이 흘렀습니다. 이미 닫혔어야 할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지 않는 상황이 계속됩니다. 여유만만하던 우다웨이의 표정이 조금씩 변하기 시작합니다. 우다웨이와 동행한 추궈홍 주한 중국대사의 표정도 일그러집니다.
우다웨이 대표도, 추궈홍 대사도, 기자들도 왜 이런 상황이 계속되는 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짜증이 밀려오는지 우다웨이 대표의 표정이 일그러지며 머리를 한쪽으로 기울입니다.
'엘리베이터가 고장났구나…'
걱정이 머리를 들고 솟아나는 순간, 멀리서 이 상황을 지켜보던 외교부 직원이 툭 한마디를 던졌습니다.
"그만들 하시죠. 이 엘리베이터는 플래쉬를 맞으면 문이 닫히지 않거든요."
플래쉬 발광이 멈추고 엘리베이터 문이 닫혔습니다. 우다웨이 대표의 당황한 얼굴이 엘리베이터 문 뒤로 사라집니다.
카메라 플래쉬에 반응하는 엘리베이터는 처음 봤습니다. 우다웨이 대표 역시 이런 엘리베이터는 처음이었을 겁니다. 엘리에이터 문 센서가 빛에 반응해 발생한 오작동으로 보입니다. 어쨌든 그 짧은 순간 우다웨이는 아마 평생 경험할 카메라 플래쉬를 다 맞았을 겁니다. 지금 사드를 놓고 중국에서 벌어지는 치졸한 보복을 지켜보는 한국인들의 감정이 이렇게 터지고 있습니다.
글·사진=김춘식 기자 kim.choonsi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