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문재인, 이번 선거는 기호 1번 … 가는 곳마다 V 대신 ‘엄지 척’

중앙일보

입력 2017.04.06 02:30

수정 2017.04.06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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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문재인 후보가 더불어민주당의 제19대 대통령 후보로서 첫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하루 차이지만 후보 당선 전과 후가 달랐다.
 
◆이제는 기호 1번=문 후보는 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확정된 직후 엄지손가락을 세워 보였다. 이른바 엄지 척으로 좋다란 의미다. 하지만 다른 뜻도 있으니 바로 기호 1번이다. 오는 15~16일 중앙선관위에 후보 등록을 하면 정당 의석 순에 따라 문 후보에게 배정될 기호다. 2012년 대선에선 기호 2번이었다. 당시에 문 후보는 승리를 뜻하는 ‘V(브이)’를 해 보이곤 했다.

민주당 후보 첫날
총리급 경호, 인력 두세 배로
이승만·박정희 묘역도 찾아
“공과 뛰어넘어야” 통합 강조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와 부인 김정숙 씨가 5일 오후 경남 양산시 상북면에 위치한 부친 묘소를 참배하고 있다. 2017.4.5/문재인 후보 캠프 제공/

문 후보는 4일 국회에서 민주당 의원들에게 당선 인사를 한 뒤 단체사진을 찍으면서도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추미애 대표 등 의원 90여 명도 엄지손가락을 들고 “민주당, 파이팅!” “문재인, 파이팅!”이라고 외쳤다. 문 후보 측에선 “내리 1번만 찍었던 어르신들 가운데 이번에도 1번 후보가 여당인 줄 알고 1번을 찍으시는 분들이 나올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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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호는 국무총리급=문 후보를 경호하는 인력도 두세 배로 늘었다. 이날 문 후보의 홍은동 자택 앞엔 차량 세 대가 문 후보를 기다리고 있었다. 문 후보가 타고 다니는 차량 외에 경호 차량이 한 대에서 두 대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문 후보는 이들에게 “제가 다 든든하다”며 반갑게 인사했다. 2012년 대선에서 문 후보를 경호했던 경찰 인력이 다시 파견왔다고 한다.


이날 오후 김해 봉하마을에서도 문 후보는 차량 7대의 경호를 받으며 이동했다. 문 후보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를 예방하는 동안 검은색 우산을 든 경호 인력 3명이 문 후보 차량 주변을 지키고 있었다. 경찰은 앞으로 최대 30여 명의 경호 인력을 추가 파견할 방침이다. 경호는 다른 후보와 마찬가지로, 국무총리·국회의장 등 4부 요인에 적용되는 ‘을호’ 수준이다.
 
◆키워드는 통합=문 후보의 이날 첫 공식 일정은 현충원 참배였다. 문 후보는 2012년과 달리 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 묘역 외에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까지 참배했다. 문 후보는 참배 직후 “대한민국은 건국 이후 역사에 많은 굴곡이 있었고 역대 대통령들은 공과가 있었다”며 “그러나 우리가 안아야 할 우리의 역사이고, 공과도 뛰어넘어야 할 우리의 과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우리 국민들은 적폐의 생생한 민낯을 보았다”며 “이제 우리는 공정과 정의의 토대 위에서 정의로운 국민 통합을 이뤄내야 한다”고 했다.
 
한편 문 후보는 5일 경남 양산의 자택에 머물면서 선대위 구성 등 정국 구상에 들어갔다. 문 후보는 추미애 대표를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위촉한 뒤 “당 중심의 선거를 치르겠다는 말씀을 여러 번 드린 바 있다”며 “기존 선대위와 제 캠프와 다른 후보 캠프 사람들이 어떻게 조화롭게 결합해 국민통합선대위를 만들어 나갈 것인지 당 대표와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