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남철수와 호송차 틈으로 본 어머니=문재인은 1953년 거제도에서 가난한 피란민의 아들로 태어났다. 부모는 미군선을 탔다. 영화 ‘국제시장’의 배경인 ‘흥남철수’ 때였다. 그는 부산 명문 경남고(25회)를 수석 입학했다. 하지만 술·담배에 손을 댔고 싸움을 하다 정학도 당했다. 재수 끝에 4년 장학금을 받고 경희대 법대(72학번)에 들어갔다.
고시 준비 대신 유신 반대 시위를 주도하다 수감됐다. 그는 “교도소로 송치되던 날 호송차 철망을 통해 어머니를 봤다. 나를 보고 막 뛰어오며 손을 내미는데 차는 점점 멀어져 가고…”라고 회상했다. 석방되자마자 강제징집됐다. 특전사령부 제1공수특전여단이었다. 제대 이후 사법시험을 준비했다. 1차 시험에 합격한 뒤 시위로 구속됐다. 2차 시험 합격증은 그래서 청량리경찰서 유치장에서 받았다. 3차 면접 시험을 앞두고는 안기부(현 국정원) 직원이 “데모할 때와 생각이 같은가”라고 물었고 고심 끝에 “내 행동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사법연수원을 차석 졸업했다.
문재인 라이프 스토리
경남고 수석 입학, 사법연수원 차석
노동자 돕는 재야 인권 변호사로
80년대 후반 안기부의 시찰 대상
90년 현대중공업 골리앗 크레인 농성 때는 82m의 크레인 꼭대기까지 올라가 변론했다. 주변의 만류에 “거기에 노동자가 있고 나더러 도와 달라 하는데 가봐야 할 것 아니냐”고 했다.
2009년 5월. 문재인은 노무현 국장(國葬)의 상주였다. 국장에 참석한 이명박(MB) 당시 대통령에게 백원우 전 의원이 “여기가 어디라고…. 사죄하시오”라고 외치다 끌려나가는 일이 벌어졌다. 그는 MB에게 다가가 고개를 숙이고 사과했다. 그리고 조용히 눈물을 닦았다.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는 『닥치고 정치』에서 “타고난 애티튜드(Attitude·태도)의 힘을 느꼈다”고 적었다.
지난 총선에서 안철수가 탈당한 상태에서도 민주당이 원내 1당이 되면서 문재인은 어느덧 대세 주자로 떠올랐다. 그는 “새 시대의 첫차가 되겠다”는 말을 반복적으로 쓴다. 스스로 “삼수는 없다”고 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