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질방·목욕탕 조심하세요...지난해 레지오넬라증 환자 3배로 급증

중앙일보

입력 2017.03.31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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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식 설비를 갖춘 서울의 한 찜질방 내부 모습. [중앙포토]

 
 만성질환자나 면역력이 약한 사람이라면 대중목욕탕이나 찜질방 이용에 각별히 조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냉각탑이나 욕조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대중목욕탕이나 찜질방에서 검출되기 쉬운 레지오넬라균 관련 질병에 걸린 환자 수가 최근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31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 신고된 레지오넬라증 환자 수는 128명(잠정)으로 전년 보다 약 3배로 늘었다. 2010년 이전까지만 해도 한해 레지오넬라증 환자 수는 20명 안팎이었지만 2015년 45명으로 늘더니 이후 급증한 것이다. 올해도 35명이나 신고돼 이 속도라면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전국 지자체에서 대형목욕탕과 찜질방 등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레지오넬라균 검출률은 12.6%(잠정)였다.

지난해 레지오넬라증 환자 수 전년의 3배로 급증
대중목욕시설 10곳 중 1곳 이상 레지오넬라균 검출
최근 일본서도 40명 레지오넬라 집단폐렴...1명 사망

 레지오넬라균은 오염된 물을 통해 인체에 감염되는 3군 법정 감염병이다. 대형건물 냉각탑이나 샤워기, 온수 욕조, 호흡기 치료기기 등의 오염된 물에서 증식한 균이 작은 물방울(비말) 형태로 인체에 흡입되면 감염되는데, 사람 간 전파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균에 감염되면 폐렴이나 독감(폰티액 열)에 걸리는데 보통 두통이나 근육통, 고열, 오한, 마른기침과 설사 등을 동반한다.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폐렴은 항생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최근 일본에선 히로시마 현 지역의 한 온천에서 40여명이 집단 레지오넬라 폐렴에 걸려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위중한 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질병관리본부 조은희 감염병관리과장은 “대중목욕시설의 욕조 물은 레지오넬라균이 증식하기 쉬운 온도(25~45℃)인 데다 많은 사람이 반복적으로 이용하면서 소독제 농도가 감소하기 때문에 적절히 관리하지 않으면 레지오넬라균에 오염될 위험이 크다”며 “철저한 소독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