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금융] 국내 첫 모바일 플랫폼 '위비' 업그레이드 … 금융영토 세계로 확장

중앙일보

입력 2017.03.30 00:02

수정 2017.03.30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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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우리은행 `위비 스마트 키오스크`에서 통장을 개설했다. 홍채나 손바닥 정맥 인증 등으로 비대면 실명 인증 서비스가 가능하다. [사진 우리은행]


“금융 영토를 넓혀 종합금융그룹으로 재도약하겠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밝힌 포부다. 시작은 2015년이었다. 막 취임한 이 행장은 “2015년을 스마트 디지털 은행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속속 선보인 디지털 서비스에는 항상 업계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대표적인 것이 ‘위비’(Wibee) 모바일 플랫폼이다. 이제 하나의 브랜드가 됐다.

번역 서비스 등 통해 해외시장 공략
위비 핀테크랩으로 스타트업 육성도

2015년 5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모바일 전문은행인 ‘위비뱅크’가 출시됐다. 특히 ‘위비 모아빌 대출’은 핀테크 기술을 접목해, 스마트폰만 있어도 대출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24시간 대출이 가능하다. 정부의 ‘사잇돌 중금리 대출’ 모델로도 선정됐다. 지난해 1월에는 금융권 최초 모바일 메신저 ‘위비톡’을 내놨다. 5초 만에 송금이 가능한 ‘톡톡 보내기’나 회비를 관리하는 ‘더치페이’ 등 금융 특화 기능도 갖췄다. ‘꿀 파트너’는 기업이 직원이나 고객에게 무료 메시지를 보낼 수 있게 개발됐다. 기업 고객은 비용을 아낄 수 있다.

이런 서비스를 망라하는 위비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1년이 걸렸다. 지금까지 플랫폼 구축에 힘썼다면 이제는 확장이 과제다. 신성장동력으로 금융 영토를 넓히겠다는 것이다. 우리은행은 ①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시 짜고 ②플랫폼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동시에 ③글로벌 비즈니스를 질적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올해 신성장동력으로 삼았다. 고객 기반은 마련됐다. 모바일 메신저 위비톡은 출시 1년 만에 가입자가 300만명을 넘어섰다.

모바일 기반 통합 멤버십 서비스인 ‘위비멤버스’는 지난해 7월 출범 후 5개월 만에 300만명이 모였다. 지난해 10월에는 플랫폼 내 여러 서비스의 가입 절차가 연동돼 가입자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핀테크를 활용한 새로운 상품 및 서비스로 위비 브랜드를 각인시키고 위비 플랫폼을 통해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끊김 없이 제공하는 전략이 먹혔다.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한 영토 넓히기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국내 시중은행 중 가장 많은 해외 영업망에도 위비 플랫폼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현지 소매 금융을 공략한다는 취지다. 현재 25개국, 총 253개의 해외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위비톡이 10개 국어를 지원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

실시간 외국어 대화 번역 서비스를 도입해 다른 언어를 사용하더라도 편리하게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게 했다. 현재 ‘글로벌 위비뱅크’를 개발해 기존의 모바일뱅킹 및 인터넷뱅킹과 통합하는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특히 193개 해외 네트워크가 집중돼 있는 동남아를 최우선 목표로 정했다. 또 해외에서도 비대면 서비스를 확장하기 위해 전담 마케팅그룹 ‘글로벌 위비 파이어니어’를 출범해 본격적으로 해외 영업 사전작업을 시작했다.

기반에는 핀테크가 있다. 우리은행은 전자상거래, 간편결제 등 핀테크 업체와의 제휴 뿐 아니라 성장하고 있는 스타트업 육성에 나섰다. 우리은행이 운용하는 ‘위비 핀테크랩’에는 현재 7개의 핀테크 스타트업 기업이 입주해 있다. 빅데이터, 로보어드바이저, 인공지능(AI) 등 최신 핀테크 서비스를 출시했다. 외부에서 23억원을 유치했고 15건의 서비스 제휴를 맺었다. 또 입주기업에는 최대 1년 동안 사무실과 지원 프로그램을 무상 제공한다.

우리은행이 디지털 혁신을 선도할 수 있었던 것은 직원들의 창의력과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큰 몫을 했다. 직원들이 편안하고 자유롭게 근무할 수 있게 배려한 은행의 지원이 바탕이 됐다. 정장에 넥타이 착용이 기본인 다른 은행원과는 달리 직원들의 근무 복장을 전면 자율화했다. 또 유연근무제도를 우선 도입해 직원들이 자유롭게 업무시간을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개방적인 근무 환경 속에서 나오는 창발적인 아이디어로 급변하는 금융 환경에 대응하고 다양한 업종으로 플랫폼 확장을 시도한다는 전략이다.

이 은행장은 “강력한 플랫폼을 가진 기업이 시장을 지배한다”며 “금융 산업의 벽이 허물어지는 지금 위비 플랫폼을 적극 활용해 금융 비즈니스 영역을 확대하고 글로벌 시장으로 사업을 다각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새누리 기자 newworld@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