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인천시 강화군 교동도에 ‘교동 기가 아일랜드’를 조성한 것은 개발에 뒤쳐진 휴전선 접경 지역을 통일의 의미를 되새기는 관광 특구로 변모시키기 위해서다.
교동제비집은 단순한 관광안내소가 아니라, 지역 주민을 위한 화상강의실과 갤러리·영화관 등으로도 활용된다. 또 대형 화면을 이용해 교동도와 황해도를 잇는 ‘평화의 다리’ 만들기도 체험할 수 있다.
교동제비집에선 360도 가상현실(VR) 카메라로 교동향교·교동읍성·화개산·연산군 유배지 등 교동도의 관광 명소를 미리 둘러볼 수도 있다. 교동도는 강화도처럼 자전거 여행을 하기에도 좋은 섬이다. 농기계가 다니던 농로를 이용해 자전거 길을 만들고 걷기 좋은 길을 포함해 38㎞의 평화나들길도 내년을 목표로 조성된다.
상점이 모인 대룡시장은 ‘타임머신을 타고 떠나는 60~70년대’ 분위기로 꾸며진다. 시장 내 설치된 인공지능 텔레비전 ‘기가지니’에게 당시 유행했던 노래를 신청하면 시장 곳곳의 스피커에서 울려퍼지는 아빠의 청춘(오기택)·하숙생(최희준)·하얀손수건(트윈폴리오) 등 옛노래를 들을 수 있다. 실향민들이 만든 북한 음식들도 맛보고 주민들이 직접 그린 미술 작품들도 곳곳에서 감상할 수 있다.
관광객뿐만 아니라 현지 주민을 위한 ICT 서비스도 마련했다. KT는 교동도의 독거노인들을 위해 건강 상태를 관리하는 전기사용량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만들었다. 거동이 불편한 독거노인 30가구의 전기 사용 패턴을 분석할 수 있는 장비를 설치하고, 평소보다 확연히 전기 사용량이 줄어든 가구가 있으면 교동면사무소 복지담당 공무원이 가가호호 방문하게 된다.
KT가 교동도에 ICT 설비 구축에 나선 것은 교동대교가 놓인 이후에도 지역 경제가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아서다. 경기도 등 지방자치단체들은 교동도가 서울에서 자동차로 1시간 반 만에 갈 수 있게 되고 민간인 통제 시간도 오후 6시에서 자정으로 늦췄는 데도 관광객이 찾지 않는 게 고민이었다. 여기에다 개발이 더뎌 급변하는 ICT 환경에서 낙오한 ‘외딴 섬’이 될 수 있다는 위기감도 있었다. 윤종진 KT 홍보담당 전무는 “교동도와 수도권과의 정보기술 격차가 더 늘어나선 안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초등학생·주민들에게 스마트폰 사용법을 교육하는 프로그램도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사진=신인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