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마을회는 28일 “미 함정의 제주기지 입항은 미 해군이 미리 작성한 보고서대로 진행되는 은폐공작”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논란은 미 해군 데이비드 J. 서치타(David J. Suchyta) 중령이 2013년 미 육군대학에 제출한 ‘제주 해군기지: 동북아의 전략적 함의’(Jeju Naval Base: Strategic Implications for Northeast Asia) 보고서의 내용 때문이다.
그는 보고서에서 “제주기지가 완공되면 한·미·중의 관계를 고려할 때 알레이버크(Arleigh Burke)급 구축함이 첫 기항에 적합하다”고 작성했다. 실제 제주민군항에 첫 기항한 미 해군의 배는 길이 153.8m, 만재톤수 8400t의 알레이버크급 함정인 스테뎀(USS Stethem)함이었다.
아울러 그는 “바다에 오래 머물렀다면 ‘승조원 휴식’을 강조할 수 있다”는 제안과 “중국이 도발로 간주 할 수 있어 제주도의 항공모함 기항은 미룰 필요가 있다”는 견해도 냈다.
해군에 따르면 스테뎀함은 지난 17~21일 동해상에서 한·미 연합 해상전투단훈련을 마치고 군수적재와 승조원 휴식차 제주로 왔다.
고권일 강정마을회부회장은 “보고서에 나와 있 듯 수년전부터 준비한 면밀한 군사작전으로 최신의 줌왈트급 이지스함이나 항공모함을 배치해 제주해군기지를 미군기지화 하려는 의도를 두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군 측은 "서치타 중령의 보고서는 개인적인 견해"라는 반응이다. 최태복 해군본부정훈공보실장은 “미국 등 우방국의 함정들은 언제든 제주기지에 기항할 수 있는 만큼 미 해군의 요청을 받아들인 것”이라며 “서치타 중령의 보고서는 우리와 어떠한 공유나 논의도 없었고, 미 해군 측에서도 개인의견이라고 밝혀왔다”고 말했다.
한편 스테뎀함은 지난 26일 오후 미 해군 7함대 모항인 일본 요코스카(橫須賀) 기지로 떠났다.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