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단은 신중한 모습을 보인 반면 이날 친박근혜계 의원들은 일제히 반발했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궁궐에서 쫓겨나 사저에서 눈물로 지새우는 여인에게 사약을 내리는 꼴”이라며 “일방적으로 박 전 대통령에 대해서만 (유죄로) 몰고 가는 것은 부당하다”고 비판했다. 최경환 의원도 “정치 검찰의 과욕이다. 국민 저항에 기름을 붓는 꼴이 될 것이다”고 검찰에 날을 세웠다. 윤상현 의원은 “이미 치욕적이고 불명예스러운 파면을 당한 전 대통령을 포승줄과 수갑을 채워 교도소에 넣겠다는 건 부관참시와 다를 바 없다”고 반발했다.
영장 청구에 침통 … 친박은 반발
최경환 “국민 저항에 기름 부은 것”
김진태 “궁궐 쫓겨난 여인에 사약”
삼성동 자택엔 지지자 200명 모여
최순실, 재판 중 소식 듣고 묵묵부답
박 전 대통령의 서울 삼성동 자택 앞에는 이날 저녁 지지자 200여 명이 모였다. 일부 지지자는 경찰과 취재진에게 폭언과 폭행을 하기도 했다. 서울강남경찰서는 이날 태극기 등으로 방송사 기자 2명을 폭행한 혐의로 김모(60)씨를 체포해 조사 중이다. 지난 10일 박 전 대통령의 탄핵 결정 이후 점차 줄어들었던 자택 앞 지지자들은 이날 구속영장 청구가 발표되면서 빠르게 늘었다. 낮 12시30분쯤 박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인터넷 카페인 ‘박사모’에는 “애국시민 전원, 지금 즉시 삼성동 박 대통령님 자택으로!”라는 제목의 공지가 올라왔다. 정광용 박사모 회장은 “오직 가진 것이라고는 진실 한 조각에 불과한 여성 대통령을 두고 누가 누구더러 증거인멸을 논하느냐”는 내용이 담긴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는 최순실씨의 직권남용과 뇌물수수 혐의에 대한 재판이 오전과 오후에 각각 열렸다. 당초 검찰은 최씨에 대해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했지만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뇌물 혐의를 적용해 추가 기소하면서 최씨는 두 혐의에 대한 재판을 각각 따로 받고 있다. 오전 재판에서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의 검찰 조사 내용 등을 포함해 최씨의 혐의 변경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최씨는 이날 오전 재판이 끝나고 휴정한 뒤 박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이 청구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오후 재판에 출석한 최씨는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다. 그는 재판부의 동의를 얻어 “특검이 충분히 소명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최씨의 변호인은 “최씨가 박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 청구와 관련해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글=송승환·백민경·여성국 기자 calling@joongang.co.kr
사진=우상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