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LOOK] 아침의 호사, 조식 레스토랑

중앙일보

입력 2017.03.2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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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식사는 보통 여유 없는 개인적 시간이라 여기지만 때로 부지런한 이들은 아침을 저녁 못지않게 사교적인 목적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시간을 내기 어려운 이들이 모이기 위해서는 조찬 모임이 최선일 때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은 브런치를 즐기는 여성들처럼 조식을 제대로 즐기려는 남성들이 많아졌다. 한편 호텔에서 휴가를 즐기는 ‘호캉스’족들에게 조식은 저녁 식사보다 더한 즐길 거리다. 때문에 최근 호텔들은 세계 각국의 요리뿐 아니라 라이브 스테이션을 두어 셰프가 즉석에서 요리해 주는 음식을 즐기게 하는 등 특별한 아침 식사 시간을 제공하고 있다. 호텔 외에 혼자 아침 식사를 하기 위해 일찍 문을 여는 카페나 시리얼 바 등을 단골 삼아 방문하는 이들도 느는 추세다. 아침 식사는 늦은 오전부터 점심시간까지 포함되는 브런치와 달리 문을 연 곳을 찾다 보면 선택지가 그리 많지 않은데, 어떤 이유로 방문하든 만족스러운 시간을 선사할 조식의 명소가 있으니 기억해 두자.

파노라믹 뷰와 함께 맛보는 각국의 아침 요리
‘세상의 모든 아침’

천장까지 높게 솟은 기둥과 환하게 빛을 들이는 통유리창이 인상적인 곳으로, 화사한 자연 채광이 잠들어 있던 감각까지 흔들어 깨운다. 넓은 홀 형태로 조찬 모임을 갖기에 적합한 긴 테이블 자리가 두 곳이 있고, 최대 예약 인원은 16명이다. 창가 자리에는 4인까지 앉을 수 있는데, 그중에서도 국회의사당과 여의도 공원이 내려다보이는 자리는 인기가 많아 한 달 전부터 예약하지 않으면 앉기가 어렵다. 세상의 모든 아침이라는 이름처럼 다양한 국적의 아침 식사 및 브런치 메뉴를 맛볼 수 있다. 이스라엘식 토마토 스튜인 샥슈카부터 토르티야, 에그프라이, 살사 소스를 곁들인 멕시코 요리까지 이국적인 맛이 입맛을 돋운다. 자두 처트니와 마스카르포네 치즈를 듬뿍 발라 먹는 바게트 프렌치 토스트는 달콤한 맛이 일품. 신선하게 갈아 내린 디톡스 주스나 에이드, 커피를 곁들이면 좋다. 식사 후 51층의 정원 산책도 강추.

세상의 모든 아침

세상의 모든 아침


가성비가 좋기로 소문난 호텔 뷔페
‘신라 스테이 광화문 카페’

브런치를 즐기는 엄마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난 곳으로, 신라호텔 특유의 고급스러운 라운지에서 신선하고 정갈한 뷔페 메뉴를 합리적인 가격에 즐길 수 있다. 최대 80명 정도가 이용할 수 있는 미팅 룸 네 개가 같은 층에 자리해 비즈니스 조찬 모임도 가능하다. 혼자만의 시간을 원한다면 창가 자리에 앉아 아침 풍경을 감상하는 것도 좋은 선택. 아침에는 라이브 에그 스테이션을 운영해 셰프가 즉석에서 달걀 요리를 만들어주고 갓 구운 빵과 샐러드, 과일, 베이컨, 요거트 등이 차려져 맛과 종류에 모자람이 없다. 또 육수에 원하는 채소를 듬뿍 담아 끓여주는 쌀국수가 시그너처 메뉴. 아침부터 수제 맥주를 주문해 마실 수 있는 건 현재 광화문점에서만 가능한 서비스지만, 역삼·마포 등 다른 지역의 신라 스테이 카페 역시 훌륭한 가성비를 자랑한다.

신라 스테이 광화문 카페

신라 스테이 광화문 카페


유러피언 스타일의 깔끔한 아침 식사
‘글래드 라이브 플린트’

고급스러우면서도 편안한 분위기의 디자인 호텔이 많아진 요즘, 논현동에 문을 연 글래드 라이브 강남은 그중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헨릭 빕스코브를 비롯해 국내외 유명 아티스트와 협업해 객실을 디자인하고, 각종 전시와 행사를 통해 호텔을 방문하는 이들의 취향을 큐레이션하는 라이프스타일 호텔이라 그렇다. 조식은 1층에 자리한 플린트에서 제공하는데, 뷔페식이 아닌 유러피언 스타일의 다섯 가지 메뉴 중 하나를 고르면 된다. 수제 소시지와 베이컨·시금치 등이 함께 나오는 ‘컨티넨탈’이 가장 인기가 높고, 트러플 크림 소스가 올라간 오믈렛이나 훈제 연어 요리도 기분 좋은 포만감을 선사한다. 여기에 네 종류의 빵과 달걀 요리, 음료를 취향 따라 선택할 수 있다. 골드 컬러로 포인트를 줘 화려한 느낌을 더한 인테리어는 명동의 보버라운지를 작업한 민경윤 다이닝 디렉터의 솜씨. 연인이나 친구들과 방문해 예쁜 사진을 남기고 싶은 이들에게도, 혼자 방문해 호텔에서의 여가를 즐기고 싶은 혼텔족에게도 부
담스럽지 않을 분위기와 합리적인 가격을 제공해 만족스러울 것이다.

글래드 라이브 플린트

글래드 라이브 플린트

글래드 라이브 플린트


취향대로 차려진 호텔에서의 아침 호사
'포시즌스호텔 서울 더마켓키친'

포시즌스호텔만의 매력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공간은 다름 아닌 지하 1층의 더마켓키친이다. 호텔을 짓던 중 발견된 조선 시대 공조길을 유리 바닥을 통해 그대로 살려두었는데, 유적에 발을 딛고 선 듯한 독특한 감각이 유럽 아케이드를 콘셉트로 한 인테리어와 어우러져 특별한 느낌을 자아낸다. 한식, 일식, 중식, 양식 등 여러 나라의 요리를 선보이는 다섯 개의 스테이션으로 이루어져 디너 못지않은 뷔페식을 자랑한다. 비빔밥이나 중국식 요리인 콘지에 곁들이는 반찬의 수가 스무 가지가 넘고, 맛과 종류가 다양한 올리브유를 제공하는 등 한 가지 메뉴 안에서도 선택의 폭이 넓어 취향대로 즐길 수 있는 게 장점. 블루베리, 딸기 등 양껏 맛볼 수 있는 신선한 과일과 착즙 주스인 데일리 프레시 주스, 숙련된 바리스타가 내려주는 커피도 일품이다. 아이와 함께 방문하면 로버트 웰치의 알록달록한 어린이용 식기와 그림책, 색연필 등을 제공하고, 6명부터 20명까지 이용 가능한 룸도 마련돼 가족 단위나 비즈니스 목적의 아침 식사를 하기에 알맞다.

포시즌스호텔 서울 더마켓키친

포시즌스호텔 서울 더마켓키친


editor 김강숙 (kim.kangsook@joins.com)
writer 김주혜 photographer 김재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