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목표대로 세월호 선체를 수면 위 13m까지 부양하면 수면 아래에 나머지 9m가 남아있게 된다. 여기에 리프팅빔 두께가 1m이고, 목포신항 거치 때 쓰기 위한 1.5m 규모의 받침목도 설치해야 한다. 이로 인해 수중에는 총 11.5m가 잠겨 있게 된다. 그런데 반잠수식 선박은 수면 아래 13m까지만 잠수가 가능하다. 세월호와의 여유 공간은 1.5m. 그런데 갑자기 10m에 달하는 램프가 추가되면서 선적이 불가능해진 것이다.
램프 제거를 결정했지만, 시간이 없었다. 소조기가 끝나는 24일 자정 이전에 세월호를 반잠수식 선박에 실어야 하는 상황이라 아무리 늦어도 24일 오전 8시까지는 램프를 제거해야 했다. 이 시간이 지나면 세월호 인양을 포기하고 다시 바다로 내려놓아야 할 수도 있었다.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다.
램프 경첩 4개 제거하는 고난도 작업
잠수부 밤샘 교대작업 끝에 골든타임 이전 제거 성공
다행히도 밤샘 작업 속에 오전 6시쯤 경첩 4개 중 3개를 제거했고, 6시 45분에 마지막 경첩을 제거한 뒤 램프를 분리하는데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세월호의 수면 위 부상 높이도 12m까지 올라갔다. 골든타임 안에 작업이 끝나면서 세월호 인양 작업은 계속 진행될 수 있었다.
하지만 램프 개방 자체에 대해서는 당분간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일단 램프 절단을 함에 따라 세월호 선체에 생긴 구멍이 생겼다. 해수부는 당초엔 이곳에 유실방지막을 설치하려 했지만 계획을 철회했다. 이철조 단장은 "24일 자정까지 잠수식 선박까지 옮겨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없다"며 "다행히 세월호 균형이 바뀔 정도로 구멍에서 큰 화물이 빠져나가는 징후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정부는 램프가 제거된 D데크가 화물칸으로 미수습자가 있을 확률은 적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세월호 인양을 시도하기 전에 램프가 열린 것을 발견하지 못한 것은 문제로 지적된다. 램프는 문이기 때문에 배가 출항하면 닫혀야 한다. 정부는 세월호가 해저바닥으로 떨어지면서 생긴 충격으로 열린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개방 사실을 미처 발견 못한 건 이 램프가 세월호가 바닥에 닿아 있던 왼쪽 부분에 있어서다. 들어 올리기 전까진 보이지 않았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런 설명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이도 있다.
앞서 리프팅빔을 설치하면서 이미 선미를 들었고, 리프팅 빔 설치 이후에도 시험 인양 과정에서도 세월호를 1m 이상 들려있었기 때문에 이때 발견할 수도 있었다는 얘기다. 그랬다면 사전에 문제를 인지하고 대비할 수 있었다.
이철조 단장은 “시험인양해 1m 위로 올라 온 뒤에도 잠수사들이 들어갔지만 이 때는 33개 리프팅빔의 이상 여부만 확인했다. 리프팅빔 바깥에 있는 램프 이상 여부를 확인 못한 점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진도=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