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안정국은 23일 이런 내용의 ‘자영업자 대출 건전성’ 보고서를 금융통화위원회에 제출했다. 한은은 100만 명 대출자 표본자료를 바탕으로 하는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DB)를 토대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치 자영업자 대출 규모를 처음 추산했다.
지난해 말 기준 금융권에서 자영업자에 내준 대출액은 480조2000억원이다. 2015년 말 422조5000억원에 비해 13.7% 늘었다. 은행ㆍ비은행, 사업자ㆍ개인 대출 모두를 합산한 수치다. 여기엔 자영업자가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액수도 포함돼 있다.
연체율, 부채 비율 높은 생계형 자영업 69만6000가구
한은은 금리 상승과 경기 둔화에 취약한 생계형 자영업자 가구를 69만6000가구로 추정했다. 소득도 낮고(하위 40%) 돈을 주고 고용한 직원(유급 고용원)도 없는 생계형 자영업자다. 이들 가구의 평균 부채는 4700만원으로 많지 않았지만 가처분소득 대비 부채 비율(LTI)가 220.9%에 달하고 연체를 경험한 비율(9.8%)도 높았다.
허진호 한은 부총재보는 “자영업자는 대출금리가 계속 오를 경우 상환능력이 취약해지는 계층”이라며 “특히 소매업과 음식점업은 생계 목적의 창업으로, 규모가 영세하고 창업과 폐업이 빈번해 안정적으로 빚을 갚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