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본인양 시작
22일 밤 진도군 병풍도 북방 4.98km 세월호 침몰 현장에서 본인양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 해양수산부]
바지선에서 작업하던 해양수산부와 인양업체 상하이샐비지 관계자들은 탄성을 질렀다. 하지만 이들은 곧 숨죽이며 와이어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지켜보았다. ‘탠덤 리프팅(tandem lifting)’ 방식 인양이 처음이라 아직 확신하기에는 이르기 때문이다.
퇴적물 포함하면 무게 1만t 넘고
선미 부분에 무게 중심 쏠려있어
기울어진 선체 수평 유지 어려워
시험인양땐 5시간30분간 1m 올려
목포신항까지 이동 13일 걸릴 듯
세월호의 시험인양과 본인양은 매우 신중한 검토를 거쳐 결정됐다. 해수부와 상하이샐비지는 21일 밤까지도 시험인양을 할 것인지 확정하지 않았다. 호주 기상예보업체 OWS와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등 국내외 기상 예보기관이 오전 6시에 “사고 해역 주변은 22∼24일에 ‘파고 1m, 풍속 10.8㎧ 이내’로 예상된다”는 예보를 내놓았지만 고민은 계속됐다. 이후 회의를 거쳐 시험인양 시작 시각을 오전 10시로 정했다. 선체 인양은 파고 1m, 풍속이 초속 10m 이하 수준으로 최대 3일간 유지돼야 작업이 가능하다.
22일 밤 전남 진도군 병풍도 북방 4.98km 세월호 침몰 사고현장에서 선체 본인양이 이뤄지고 있다[사진 해양수산부]
본인양도 바로 할 수 없었다. 세월호 선체가 수평을 유지하지 않아 맞추는 작업을 진행했다. 선체 무게중심도 찾아야 했다. 세월호는 바닷물 속에서 좌현으로 기울어 있어 무게중심이 선미 부분에 쏠려 있다. 자칫 인양 도중 균형을 잃으면 실패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와이어에 걸리는 하중을 측정하며 조정 작업을 미세하게 진행해 세월호의 균형을 잡았다.
세월호를 안전하게 수면 위로 올린다면 전체 인양의 7부 능선은 넘었다고 볼 수 있다. 선체는 재킹바지선에 고정된 뒤 근처 1.7㎞ 옆에 있던 반잠수식 선박으로 이동한다. 이후 반잠수식 선박의 몸통이 세월호 밑으로 가 선체를 받친다. 다음엔 선체를 반잠수식 선박에 고정한 뒤 세월호에 있는 물과 기름을 빼낸다. 이후 87㎞ 떨어진 목포신항까지 이동해 철재부두에 세월호 선체를 내려놓으면 인양은 마무리된다. 세월호를 철재부두에 놓는 데까지 13일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 돌발변수가 생길 경우 기간은 더 길어질 수 있다.
세종=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