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핵은 결핵균 감염으로 발생하는 질환이다.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생명을 앗아간 감염 질환이다. 놀라운 것은 현재 우리나라 인구의 약 30% 정도가 언제든 결핵환자로 돌변할 가능성이 있는 ‘잠복결핵’ 감염자라는 것이다. 잠복결핵은 말 그대로 잠복해 있는 결핵을 말한다. 평소에는 문제가 없지만 면역력이 약해지면 언제든 결핵균이 활동성으로 변해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조기에 발견해 예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최근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접촉 조사를 통한 한국의 잠복결핵 감염 관리’ 연구에 따르면 잠복결핵의 유병률이 10대와 20대에서 급격하게 증가한다. 현재 국내 15~19세 결핵환자는 인구 10만 명당 30.9명으로 확인된다. 전국 고등학교 중 약 25%의 학교에서 한 명 이상의 결핵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결핵의 조기 발견과 발병 전 치료를 위한 선제적 관리 전략으로 ‘잠복결핵의 예방치료’라는 치료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올해 3월 말부터는 결핵 발병률이 급격히 증가하는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의 잠복결핵 검진을 지원할 예정이다.
잠복결핵의 진단 방법으로는 투베르쿨린 피부반응검사와 인터페론 감마 분비검사(IGRA)가 있다. 피부반응검사는 피부에 약물을 주입해 피부의 반응 상태로 잠복결핵 감염 여부를 이틀에 걸쳐 판단하는 검사다. 최근에는 채혈만으로도 간단하고 정확하게 검사할 수 있는 인터페론 감마 분비검사가 사용된다. 빠르면 24시간 안에 검사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전문의 칼럼 경만호 대한결핵협회 회장
간혹 학생 중에는 잠복결핵 양성판정을 받은 뒤 학생들 사이에서 따돌림받는 것을 걱정해 검진을 기피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잠복결핵 자체는 전혀 전염되지 않는다. 또 검사 결과는 개인에게만 통보되기 때문에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 게다가 결핵으로 발현되기 전에 치료할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의 건강을 위해 미리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좋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속담이 있다. 당장 증상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위험을 간과하지 말고 미리 발견하고 치료할 수 있도록 학생들을 지도해야 한다. 대한결핵협회는 우리나라의 결핵 퇴치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