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빼든 FBI …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커넥션 수사 중

중앙일보

입력 2017.03.21 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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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미국 대통령 선거에 러시아 정부가 개입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미 정보당국이 도널드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의 공모 가능성을 수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제임스 코미

제임스 코미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20일(현지시간) 하원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이같이 말했다. FBI 국장이 이러한 사실을 공식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취임 두 달을 맞은 트럼프 대통령은 수사 결과에 따라 최대의 정치적 위기를 맞게 됐다. 트럼프 정부는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러시아 내통 의혹’으로 낙마하는 등 끊임 없는 러시아 커넥션 의혹에 휩싸여왔다.

코미 국장, 청문회서 처음 밝혀
‘오바마가 도청’ 트럼프 주장엔
코미"뒷받침할 정보 없다” 일축

코미 국장은 이날 열린 ‘러시아 커넥션 의혹 규명 청문회’의 모두 발언에서 “트럼프 캠프 일원과 러시아 정부 사이에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는 물론 캠프와 러시아 측 공모 가능성 모두를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FBI가) 어떤 조사가 진행 중인 것을 확인해주는 게 예외적이긴 하지만 이 문제와 관련해 대중의 관심이 높은 예외적 상황”이라는 걸 강조했다.
 
그러나 코미 국장은 수사 대상과 내용에 대해선 ‘기밀’이란 이유로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수사 기간 역시 “매우 복잡한 수사이기 때문에 언제쯤 끝날지 말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말 미 중앙정보국(CIA)과 FBI는 러시아 정부가 트럼프의 승리를 돕기 위해 조직적으로 미 대선에 개입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대선 캠페인 기간이던 지난해 6월 민주당 전국위원회 서버에 해킹 공격을 하고 유출된 자료 중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 불리한 내용이 집중적으로 언론에 유출됐다는 것이었다.


트럼프는 정보당국의 이 같은 결론을 부정하다가 대통령 취임 직전인 지난 1월 뒤늦게 인정했다. 당시 “러시아는 해킹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라면서도 “하지만 민주당은 해킹에 무방비였다”고 책임을 돌렸다.
 
코미 국장은 또 이른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트럼프타워’ 도청 의혹과 관련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 근거 없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오바마가 자신을 도청했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한 트윗들을 뒷받침할 정보가 없다”고 밝혔다. 앞서 공화당 소속의 데빈 누네스 미 하원 정보위원장도 모두발언을 통해 “분명히 말하지만 트럼프타워에 대한 도청은 없었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기간 오바마 전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캠프가 있던 트럼프 타워의 도청을 지시했다’고 주장했지만 이에 대한 근거를 대진 못했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