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부대' 이끌고 TK 찾은 김진태 "이곳이 내 원뿌리"

중앙일보

입력 2017.03.20 13:23

수정 2017.03.20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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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경북 성주군 선남면 신부리를 찾은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지자들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성주=김정석 기자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인 김진태 국회의원(강원 춘천)이 20일 대구·경북(TK) 행보에 나섰다. 경북 성주군에선 TK와의 인연을 강조했고 구미에선 박정희 대통령 생가를, 대구에선 서문시장을 찾아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 세력 결집을 노렸다. 같은 당 경쟁 후보인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최근 "박 전 대통령을 머리에서 지우고 우파들이 결집해야 한다"고 말한 데 대해서도 비판의 날을 세웠다.
 
 이날 오전 10시 경북 성주군 선남면 신부2리 마을회관 앞에는 김 의원 도착 30여 분 전부터 태극기를 든 인파 100여 명이 모였다. 김 의원을 응원하기 위해 모인 이들이었다. 김 의원은 TK 방문 첫 번째 일정으로 같은 당 조원진 의원(대구 달서병)과 함께 조부모 묘소를 참배했다. 김 의원은 "이 동네에서 저희 아버지가 태어났다. 군인이 돼서 강원도에서 근무하시다 어머니를 만나 저를 낳게 된 것"이라며 "그래도 원뿌리는 경북 성주"라고 TK와의 인연을 강조했다. 여전히 신부2리에 살고 있는 일가친척들과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아버지 고향이 성주" TK 인연 강조
지지자 수백명 태극기 흔들며 동행
"朴 지우자"는 홍준표 경남지사 비판

 김 의원은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대통령 생가로 자리를 옮겼다. 김 의원을 따라나선 지지자는 500여 명으로 불어났다. 대부분 '대통령 탄핵 무효 국민저항총궐기본부(국민저항본부)' 회원들이었다. 국민저항본부는 박 전 대통령 탄핵 결정 이전에 이른바 '태극기 집회'를 주도한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와 탄기국(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 회원들로 구성돼 있다. 김 의원의 이번 TK 방문에 전세버스를 동원해 전국 회원들을 모았다.


20일 경북 성주군 선남면 신부리를 찾은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성주=김정석 기자

 박정희 대통령 생가에서 김 의원은 TK와의 인연을 다시 한 번 강조하는 한편 자신의 조모가 육영수 여사와 같은 성씨인 옥천육씨라고 했다. 그는 "사람이라면 다 뿌리가 있어야 되는 건데 어떤 분은 이걸 머릿속에서 다 지워야 된다고 말하는 분이 있다"고 홍준표 지사를 겨냥한 발언을 했다. 그는 "박정희 대통령까지도 우리가 머릿속에서 지울 수 있을까요? 그럼 대한민국을 지워야 된다"고 덧붙였다. 일부 김 의원 지지자들은 이 말을 듣고 홍 지사에 대한 불만을 터뜨렸다.


 박정희 대통령 내외 추모관에서 참배를 한 뒤 김 의원은 대선 주자로서의 포부를 일부 밝히기도 했다. 그는 "지금처럼 삼성전자를 못살게 굴면 기업들이 대한민국을 떠난다. 삼성전자 같은 대기업이 더 생기고 투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또 박 전 대통령 탄핵 사태에 대해서는 "이 사건에 숨겨진 진실들을 밝혀야 한다. 진정한 진실은 역사에서 밝혀지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20일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대통령 생가에서 김진태 의원이 지지자들과 함께 생가 안을 걷고 있다. 구미=김정석 기자

 마지막 일정은 대구 중구 서문시장이었다. 홍준표 지사가 이곳에서 대선 출마 선언을 한 지 불과 이틀 만이다. 김 의원 측은 지난해 11월 30일 대형 화재 사고를 겪은 서문시장 상인들을 위로하고 전통시장 화재 방지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이 자리에도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지지자 1000여 명이 모여들었다. 김 의원은 "애국이면 애국, 보수면 보수 제일 확실하게 하는 곳이 바로 서문시장이다. 내가 전국에서 가장 좋아하는 전통시장이 대구 서문시장과 부산 국제시장"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이제 박 전 대통령 이야기를 그만 하라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래서 되겠느냐"면서 "박 전 대통령이 내일(21일) 검찰 조사를 받는다. 청와대를 나와 차디찬 집에까지 갔는데 구속까지 되면 되겠느냐"고 했다. 그는 "이 사건(박 전 대통령 탄핵)의 진실은 시간이 조금 지나면 여러분들이, 역사가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
 
성주·구미·대구=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