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은 이용할 수 없는 ‘콘돔 자판기’ 설치 이유 보니…

중앙일보

입력 2017.03.15 20:14

수정 2017.03.15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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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 충장로에 ‘청소년 전용’ 콘돔 자판기가 설치돼 화제다. 이 자판기는 100원을 넣으면 콘돔 2개가 나온다. 그런데 이 콘돔 자판기는 만 19세 이상 성인은 사용할 수 없다.
 
청소년 콘돔 자판기는 청년들이 만든 소셜 벤처기업 ㈜인스팅터스가 실시한 ‘EVE 디스펜서 프로젝트’를 통해 설치된 것이다. 광주광역시 뿐 아니라 서울 강남과 이태원 등지에 설치됐고 다른 지역에서도 설치 의뢰가 이어지고 있다.
 

광주광역시에 설치된 청소년 전용 콘돔 자판기. [출처 인터넷 커뮤니티]

자판기 설치 목적은 성적 약자로 인식되는 청소년의 콘돔 접근성을 회복시켜주고 안전한 피임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함이다. 자판기 속 콘돔은 모두 유해 화학물질을 제거한 ‘비건 인증’ 제품이다.
 
인스팅터스 측은 “청소년들이 콘돔을 사지 못해 랩이나 비닐봉지를 사용해 성관계를 갖는다는 사실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며 “실제로 청소년들이 약국이나 편의점에서 콘돔을 사려다가 제지 당하는 경우를 접하면서 이 같은 환경을 바꾸고자 해당 프로젝트를 실시하게 됐다”고 밝혔다.


가게 앞에 설치된 자판기에는 별도의 연령 인식 시스템은 없다. 점주가 자판기 이용객을 판별하는 방식이다.
 
한편 여성가족부가 지난해 발표한 청소년유해환경접촉실태조사에 따르면, 성경험이 있는 청소년의 첫 성경험 시작 연령은 평균 12.8세로 낮아졌지만 피임에 대한 교육이나 인식은 제자리 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