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대통령 탄핵 후 첫 주말인 11일 오후 친박단체들은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박 전 대통령의 동생인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박근령 “언니, 못 만나…사저 오면 만나볼 계획”
경찰 추적 피해 온 정광용 등장, “신당창당 할 것”
김평우 “경범죄로 탄핵…이승만ㆍ박정희 동상 서는 날까지 애국 투쟁”
집회에 앞서 참가자들은 서울광장에 세워둔 점거 시설 인근에서 ‘경찰이 아니라 인민군’이라고 외치는 등 박 전 대통령 파면에 분노를 드러냈다.
경찰의 추적을 피해 몸을 숨겼던 정광용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중앙회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정 회장은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어제 사건을 철저하게 진상을 규명하겠다”며 “특히 멀쩡한 경찰차 스피커가 떨어져 애국지사 두개골 파열한 부분은 철저한 진상조사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어제의 희생은 태극기를 든 국민의 정당한 헌재 방문을 막은 경찰 측에 1차적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보수대연합체를 구성하고 나아갈 길을 진지하게 토론하겠다. 국민혁명을 선언하고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신당창당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본집회 연단에서 김평우 변호사는 헌재와 재판관들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 변호사는 “헌재가 아니라 국회 소추위원회의 재동 출장소다. 이런 사람들에게서 헌법 재판을 받을 수가 있나”라며 “완벽한 민선 대통령을 파면한 것은 국회가 아닌 헌재”라고 주장했다.
그는 “헌재는 국회에서 중대한 범죄라고 소추한 것은 전부 죄가 안 된다고 보고 경범죄만으로 탄핵했다”며 “이승만 전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의 동상이 광장에 우뚝 서는 날까지 법치, 애국 투쟁을 힘차게 밀고 나가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날 탄핵반대 집회에서 사망한 이들에게 분양한 박 전 이사장은 “탄핵 인용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정당성이 부족한 탄핵으로 정치적 타살”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북한을 이롭게 하는 사드(THAAD 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반대자들이 대통령이 되는 것이 오히려 내란죄”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언니(박 전 대통령)와 접촉한 적은 없다. 사저로 오면 만나볼 계획”이라며 어린 시절 언니와 함께 보냈던 이야기를 늘어놓으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헌재의 결정에 대해 “대통령의 불소추를 보장하는 헌법 84조를 위반한 초헌법적 ㆍ탈헌법적 탄핵”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전날 탄기국 시위대는 탄핵 이후 헌재 진출을 강행하다가 경찰과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사상자가 속출했다. 국민저항본부는 시위 도중 사망한 3명의 장례식을 18일 연다.
집회에서는 참가자 일부가 과격한 행동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소지하다가 경찰의 제지를 받았다.
경찰은 오후 2시경 대한문 인근에서 트럭에 인화물질을 들고 올라간 집회 참가자 2명과 이들에 대한 검거를 방해한 2명 등 참가자 4명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붙잡아 조사 중이다.
태평로 파출소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면서 인화물질을 꺼내든 남성도 있었다. 시청역 1번 출구 쪽에서 한 남성이 소지하고 있던 각목을 경찰에 압수당했다.
오후 3시2분에는 참가지 일부가 휘발유를 들고 이동하다가 집회 주최 측의 주의를 듣기도 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207개 중대 1만6500여명을 배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