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 조영촬영 검사, 위암 사망률 못 낮춘다

중앙일보

입력 2017.03.11 17:00

수정 2017.03.11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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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조영촬영 검사가 위암 사망률을 낮추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반면 위 내시경 검사는 사망 위험을 47%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암센터는 10일 ‘암 연구동향’ 3월호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국립암센터 전재관·최귀선 교수, 연세대 의대 박은철 교수 팀이 국제학술지 'Gastroenterology(위장병학)' 1월호에 발표한 논문이다.

국립암센터, 사망자 5만여명 분석
검사 정확도 내시경의 절반 불과
위내시경은 사망 위험 47% 낮춰
"2년 주기로 내시경 검사 바람직"

그 동안 위장조영촬영이나 위내시경 검진의 효과 여부를 따진 분석이 부족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인과관계를 밝혔다.
 
최 교수는 2002~2003년 국가위암검진 대상자(40세 이상) 1658만4283명을 10년 가량 추적 조사했다. 이들 중 2004~2009년 위암 진단을 받고 2012년 이전에 사망한 5만4418명과 성·연령, 사회경제적 수준이 비슷한 생존자 21만7672 명을 비교했다.
 
그랬더니 위암 검진을 받은 그룹이 그렇지 않은 군에 비해 사망할 위험이 평균적으로 31% 낮았다. 검진기법별로 차이가 난다. 내시경 검진을 받은 경우 사망 위험을 47% 낮추는 효과가 있었다. 반면 위장조영촬영 검사를 받은 경우 위암 사망 위험을 2% 낮추는데 그쳤다.


최귀선 교수는 "위장조영술촬영 검사의 정확도가 위 내시경의 절반 정도로에 지나지 않아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75세 이상 노인은 내시경·조영술 둘 다 위암 사망위험을 낮추지 못하는 것으로 나왔다.
 
위내시경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을 경우 사망 감소 효과가 더 컸다. 2002~2009년 위내시경 검사를 3회 이상 받은 경우 위암 사망 위험이 81% 감소했다. 2회 받으면 68%, 1회는 40%였다.
 
2015년 국가암검진 대상자 중 위암 검진을 받은 사람의 80%가 내시경 검사를, 20%가 위장조영촬영 검사를 받았다. 2002년만 해도 반대였다. 2015년 기준으로 두 검사의 단가는 4만6000원으로 같다. 비용은 같지만 효과는 내시경이 훨씬 좋다는 사실이 이번에 입증됐다.
 
전재관 교수는 “한국에는 위내시경 검사를 할 수 있는 우수한 의료진이 많고, 검사비에 차이가 없기 때문에 위내시경검사를 하는 게 더 비용 대비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국립암센터는 2015년 9월 40~74세의 경우 2년마다 위내시경으로 위암 검진을 받고 이게 어려운 경우에만 위장조영촬영 검사를 받도록 검진 권고안을 개정했다.
 
신성식 기자 ssshin@joongang.co.kr
 
☞◇위장조영촬영 검사=조영제를 경구투여한 후에 엑스선 촬영을 하여 위점막 표면의 변화를 관찰하는 검사법이다.1960년대 이후 일본에서 위암 검진 방법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국립암센터의 위암 검진 권고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