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분석가들도 유동성의 강도가 지금까지의 흐름을 뒤집을 만큼 강력할지에 대해선 아직 확신하지 못했다.
대선 구도 흐름 바뀌나 … 전문가 분석
문재인의 대청소론 불안감 유발시
야권 내 대안론 탄력받을 수도
어느 쪽이 빠를지 결국 시간 싸움
반문연대 하나의 세력화 미지수
보수층 결집 땐 제3지대 힘 분산
‘통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얼마나 빨리 전파되느냐에 따라 1차적으론 민주당 경선에서 안희정 충남지사에게, 2차적으론 본선에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등 비민주당 주자들에게도 기회의 문이 열릴 수 있다는 뜻이다.
이 대표는 그러나 “민주당 경선 때까지로 한정하면 안 지사의 통합론이 야당 내부에서 메인스트림(주류)으로 등극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대표는 또 “만약 문 전 대표가 경선에서 승리한 뒤 적폐 청산보다 통합적 메시지에 집중한다면 뚜렷한 대선주자가 없고 지역 기반이 상이한 ‘반문재인’ 진영이 힘을 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진재 한국갤럽 이사도 “현재로선 문재인 전 대표가 유리한 게 사실”이라며 “짧은 시간 내에 김종인 전 민주당 대표 등이 반문재인 진영을 하나의 정치 세력으로 엮어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반면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유인태 전 의원은 민주당 경선 판세와 관련, “헌재의 인용 결정 뒤엔 국민들은 ‘통합’ 쪽에 주목할 것”이라며 “국가의 내우외환 속에서 어떻게든 힘을 모아야 한다는 의견이 확산되면 안 지사의 지지율이 더 올라갈 수 있다”고 했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헌재의 결정에 반발하는 태극기집회가 격렬해지고 보수층이 더 결집할수록 민주당 경선에선 안희정의 통합론보다 문재인의 심판론이 더 힘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전체 유권자의 30% 정도 지지를 끌어모을 인물이 자유한국당에서 출마한다면 제3지대의 공간이 당연히 좁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의 한 전략통 의원은 “자유한국당을 친박당으로 격하시키고, 소속 후보의 지지율을 10%대로 묶어둘 수 있느냐가 소위 제3지대론 성공의 키를 쥐고 있다”며 “그렇지 못할 경우 1위 문재인, 2위 자유한국당 후보, 3위 제3지대 후보의 구도가 고착화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종인과 반문재인 연대의 성사=한국갤럽 허진재 이사는 “민주당을 탈당한 김종인 전 대표가 짧은 시간에 과거 DJP(김대중+김종필) 연합보다 더 어려운 ‘반문재인 연대’를 엮어낼 수 있느냐가 대선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역 기반을 비롯해 너무나 다른 길을 걸어온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자유한국당 일부 세력을 반문재인이라는 하나의 가치로 엮는 것은 쉽지 않은 작업”이라고 예상했다.
윤희웅 센터장도 “호남을 기반으로 한 국민의당이 바른정당 등과 손을 잡으려 하면 호남에서 거부감이 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형준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김 전 대표가 추진하는 연대는 개혁공동정권을 표방해야 한다”며 “김종인·안철수·유승민 등이 역할 분담을 약속하는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승욱·위문희 기자 sswo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