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더라도 최대 규모 판권 계약의 가장 큰 원인은 저자로서 부부의 경쟁력에서 찾아야 할 것 같다. 계약 성사를 발표하며 "(오바마 대통령 부부는)그들은 말과 리더십으로 세상을 바꿨다. 우리는 책으로 그렇게 할 것"이라고 한 펭귄랜덤하우스 출판사 CEO의 발언에서 부부에 대한 평판이 짐작된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유례 없이 높은 지지도 속에 현직을 떠났다. 미국의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전문가들의 평가를 바탕으로 오바마를 미국 역사상 12번째로 훌륭한 대통령에 올려놓기도 했다. 빼어난 글솜씨, 이전 저서들의 흥행 성공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이 되기 전인 2006년 자서전 『담대한 희망』 등 세 권의 이전 저서를 합치면 전체 400만 부 이상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준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는 "오바마는 젊어서 시도 썼다. 꽤 유명한 미국의 문학평론가가 정색 하고 오바마의 시 작품에 대해 논평한 글을 본 적이 있다"고 전했다. 미셸 오바마 역시 2012년 음식과 원예에 관한 책을 한 권 출간했으나 성적은 남편에 비해 못했던 듯 하다. 어쨌든 이런 요소들 때문에 지금까지 전직 대통령들의 자서전이 '명작' 취급을 받았던 적이 없으나 오바마 부부가 그런 전통을 바꿀 것 같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내에서 부부 자서전의 판권료는 얼마나 될까. 한 권 액면 가격을 1만3000∼4000원 정도라고 할 때 단순 계산은 저자 선인세 1억원을 뽑으려면 책이 10만 부는 팔려야 한다. 21세기북스 원미선 문학본부장은 "마케팅 등 제반 비용을 최대한 줄인다면 3억원까지 지급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익도 손해도 없는 마지노선이 그렇다는 얘기다.
따라서 국내 판권료 책정은 몇 부나 팔릴지, 책 가격을 얼마로 할지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야 하는 복합방정식이다. 장은수씨는 "판권료가 50만 달러(약 5억7400만원)라고 해도 출간할 용의 있는 출판사들이 있을 것"이라고 봤다. KL매니지먼트의 이구용 대표는 "요즘 출판시장이 워낙 열악해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신준봉 기자 infor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