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한끼 밥값 벌려면 9시간 일해야 하는 곳도

중앙일보

입력 2017.03.04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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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한 끼 밥값을 벌기 위해 세계인들은 하루 얼마 동안의 시간을 들여야 할까. 

블룸버그통신은 2일 '블룸버그 글로벌 시티 브렉퍼스트 인덱스(Bloomberg Global City Breakfast Index)'를 인용해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일본 오사카, 스위스 취리히 주민들이 아침 한 끼 값을 벌기 위해서는 5분도 채 걸리지 않는 반면 아프리카 가나의 수도인 아크라 사람들은 1시간, 남미 베네수엘라의 카라카스 사람들은 9시간 정도를 들여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 도시별 '브렉퍼스트 인덱스'
물가·소득 등 비교 생활수준 계량화
오사카·취리히 5분 미만으로도 거뜬
카라카스 주민들은 하루 종일 일해야

블룸버그 브렉퍼스트 인덱스는 전 세계 129개 도시에서 우유 한잔과 계란 하나, 토스트 2조각, 과일 하나를 표준으로 한 아침식사를 마련하는 데 드는 비용 혹은 시간을 계량화한 것이다. 

블룸버그는 전 세계인들이 아침 식사로 두루 애용하는 음식과 세계 도시 간 비교 가능한 식품들을 브렉퍼스트 인덱스 조사 대상으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아침 식사 비용의 랭킹은 세계 생활 수준을 비교하는 사이트인 넘비오닷컴(Numbeo.com)의 지난 12~18개월 사이 물가를 기준으로 산출했다. 


브렉퍼스트 인덱스는 세계인들의 극심한 생활 수준 차이를 한 눈에 보여준다. 스위스 취리히, 제네바, 일본 오사카 시민들은 아침 비용으로 하루 일당의 1% 이하만 들였다. 반면 우크라이나 수도인 키예프와 베트남 하노이의 경우 한 끼 해결을 위해 각각 일당의 6%와 12%를 지출해야 했다. 

멕시코 몬트레이 주민들의 경우 일당의 2.4%로 아침을 해결할 수 있었지만, 베네수엘라 카라카스 주민들은 111%나 들여야 했다. 카라카스 주민들은 하루 종일 번 돈을 몽땅 들여도 아침 한끼를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인 것이다. 

한편 지난해 베네수엘라인 10명 중 8명가량은 경제난에 따른 식량 부족으로 9㎏ 가까이 체중이 감소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난달 21일 엘나시오날 등 베네수엘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시몬 볼리바르 대학이 6500가구를 상대로 지난해 생활조건을 조사한 결과, 약 75%가 식량 부족으로 평균 8.62㎏ 살이 빠졌다. 응답자의 32.5%는 하루에 한 끼 내지는 두 끼밖에 못 먹는 것으로 파악됐다. 82%는 빈곤상태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