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가 국회의 탄핵소추를 인용할지, 기각할지, 아니면 각하할지 지금으로선 아무도 알 수 없다. 중요한 건 헌재 결정이 문제의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이 되는 건 어쨌든 막아야 한다는 점이다. 탄핵 찬성과 반대의 열망이 강할수록 더욱 극단적인 대립과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그리고 이런 충돌이 ‘내 뜻대로 안 되면 받아들일 수 없다’는 불복 심리를 키워 문제의 또 다른 시작을 만드는 요소가 되는 것도 사실이다. 절대로 안 될 일이다.
헌재 결론은 다음주가 아니라도 13일 전에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열흘 남짓이다. 그렇다면 이 기간이 나라의 장래에 어떤 커다란 의미가 있는지 우리 모두 차분하게 되새길 필요가 있다. 촛불을 밝히는 쪽이나 태극기를 드는 쪽이나 나라를 위하는 마음이야 같을 것이다. 민주주의에 대한 열정이 다를 리 없다. 그렇다 해도 이젠 뜨거운 마음을 간직한 채 오늘만이라도 당장 과열 집회를 자제하는 성숙함을 발휘할 때다. 그러곤 헌재 결정을 차갑게 기다리며 받아들여야 한다.
정치권도 승복의 분위기를 만드는 데 앞장서야 한다. 나라를 이 지경으로 몰고 온 정치권이 국민 분열과 갈등의 또 다른 진앙지가 되는 건 한심하고 무책임한 일이다. 특히 대선주자라면 탄핵심판으로 분열된 나라를 치유와 통합으로 이끌 수 있도록 책임 있는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 갈라진 대한민국이 넘기엔 나라에 닥친 경제와 안보의 위기 파고가 너무나 높고, 거칠고, 가파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