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결정 뒤 혼란 막으려면 대선주자들 입장
대선 후보들이 28일 중앙일보 설문에서 대부분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을 수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선 헌재 결정에 명시적으로 승복하겠다는 입장을 내지 않았던 더불어민주당 소속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본지 설문에서 “헌재 결정을 수용하겠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다만 안 지사는 “기각 시에는 심각한 유감을 표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는 “정치인으로서 헌법기관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국민이 대통령을 이미 탄핵했기 때문에 기각은 상상할 수 없고 국민은 기각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문 전 대표는 지난해 도올 김용옥과의 인터뷰에서 “탄핵이 기각되면 (시민)혁명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다 2월 들어 헌재 결정 자체는 수용하겠다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했다. 문 전 대표는 28일 기자들과 만나 “(헌재 결정) 승복 얘기를 했더니 (항의) 문자폭탄이 날아오더라”고 했다.
안희정도 "결정 수용할 것” 처음 밝혀
박 대통령 거취엔 대부분 “법대로”
유 “정치인이 시위 선동해선 안 돼”
대통합 방안으론 협치·탕평인사
헌재가 탄핵을 인용할 경우 박근혜 대통령의 거취 문제에 대해선 대부분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탄핵 초기 국면에서 박 대통령의 ‘명예로운 퇴진’을 주장했던 문 전 대표는 “구속 여부는 사법부가 판단할 일”이라는 답을 내놨다. 안 지사도 비슷한 입장을 밝혔다. 반면 이 시장은 “막강한 권력을 누린 대통령은 더 엄격한 잣대로 처벌해야 한다”며 “‘죄지은 자는 처벌받는다’는 상식을 반드시 정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안 전 대표는 “법적 절차를 따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고, 손 의장은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입장을 냈다. 반면 유 의원은 “사법 절차는 준수돼야 한다”면서도 “사법 절차(탄핵) 후에는 국민의 뜻을 물어 처리해야 한다”고 답했다. 남 지사는 “대선을 국가 미래에 대한 대토론의 장으로 활용해 위기 극복의 계기로 삼자”고만 했다.
대통령 당선 이후 사회 통합방식에 대해선 모두 ‘협치’를 내세웠다. 그러나 방식은 제각각이었다. 문 전 대표는 “적폐 청산에 동의하는 다른 정치세력과도 협력하고, 어떤 지역이나 계층도 소외되지 않는 대탕평인사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안 지사는 “대통령과 의회가 긴밀하게 국정을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 시장은 “공정과 법치, 양극화 해소 등 대선 공약을 국정기조로 삼으면 해결된다”고 주장했다. 안 전 대표는 “대통령이 통합의 리더십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명은 연정을 제시했다. 남 지사는 “제1과제로 연정을 실현하겠다”고 밝혔고, 손 의장도 “바른정당까지 포함하는 공동정부 구성을 검토하고 분권형 개헌을 통해 제왕적 대통령제를 종식시키겠다”고 했다.
강태화·박유미 기자 thka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