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787-9는 다르다. 일반적으로 탑승률이 70%면 항공사 입장에서 이익이 남는다. 268석인 이번 B787-9의 경우 190여명의 승객만 태워도 비행기를 띄울 수 있다는 의미다. 또 한번 기름을 채우면 1만5750㎞를 가기 때문에 이론상 한국~콜롬비아 보고타(비행거리 1만4974㎞)까지 논스톱으로 갈 수 있다. 전작인 B787-8(1만5200㎞)보다 최대 주행거리가 550㎞ 더 길고, 경쟁 모델인 에어버스 350-900(1만5000㎞)보다 멀리 간다. 갑자기 특정 노선의 승객이 감소한다거나 먼 거리에 추가로 투입할 항공기가 필요할 때, B787-9가 언제든 ‘식스맨’ 역할을 해낼 수 있다는 뜻이다.
‘드림라이너’ 보잉 787-9 국내 첫선
대한항공서 제작한 6개부품 장착
한 때 배터리 안전성 문제 되기도
내달 12일 김포~제주에 첫 투입
미국 보잉사의 전략 기종인 B787-9가 처음 등장한 건 4년 전이다. 하지만 항공기 최초로 도입했던 리튬이온 배터리 안정성에 문제가 생기면서 일부 국가에서 운항이 중단되기도 했다. 이런 문제에 대해 조 사장은 “보잉 전문가팀이 ▶배터리 셀과 셀 사이를 분리하고 ▶배터리 품질을 개선하고 ▶배터리 케이스 등 안전장치를 추가해 문제를 해결했다”며 “2014년 이후 배터리 안정성이 문제가 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에어버스의 A350 항공기가 B787-9의 경쟁 모델로 꼽힌다. 대한항공은 2020년까지 10대의 B787-9를 주문했는데, 아시아나항공은 A350-900을 선택했다. 2025년까지 30대를 도입한다. 조 사장은 “연료 효율성, 승객 편의성 측면에서 B787-9가 가장 뛰어난 비행기라고 생각해 구매했다”고 설명했다.
승객 입장에서도 탑승감이 좋아졌다. 조 사장은 “기존 항공기와 다른 안락함을 제공한다”고 자신했다. B787-9는 기내 기압을 일반 항공기의 720hPa보다 높은 800hPa 수준으로 유지한다. 그만큼 두통이나 소화불량 가능성이 줄었다는 게 대한항공 측의 설명이다. 또 난류·와류때 이를 즉각 감지하고 곧바로 비행 자세를 제어해 흔들림을 줄이는 운항 시스템 기술도 적용했다. 공기 압축장치를 도입해 기내 습도를 높이고, 헤파필터로 공기를 정화했다. 이착륙 소음도 기존보다 60% 줄였다.
A330 기종 대비 창문 크기가 78% 커졌고, 이륙·식사·일출·일몰·취침·착륙 때마다 제각기 다른 색깔을 내는 발광다이오드(LED) 조명도 적용했다. 대한항공은 이날 도입한 787-9 항공기를 다음달 12일 김포~제주 노선에 처음 투입(왕복 3회)한다. 오는 6월부터는 토론토·LA·마드리드 등 장거리 국제선에도 투입할 예정이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