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정책 행보를 하며 전국 지지율을 견인하는 공중전을 택했다면,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의장은 당원들과의 스킨십을 늘리며 지상전을 벌이고 있다.
안 전 대표는 23일 각계 전문가 700여명으로 구성된 지지그룹인 ‘전문가광장’을 출범시키며 세몰이에 나섰다. 대선 주요 전략으로 ‘안정감 있는 정권 교체’를 잡은만큼 발표 중인 각종 정책에 힘을 싣기 위해서다. 안 전 대표는 교육→안보→일자리 등의 순으로 매주 분야별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누구와 토론해도 경쟁력 입증할 자신
안 전 대표는 이날 출범식에서 “지금 대선주자 가운데 과거 청산과 미래 대비를 위한 구체적 비전을 제시한 사람은 저밖에 없다”며 “누구와도 언제든지 토론을 통해 제 경쟁력을 입증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그동안 부산ㆍ광주 등 지역 방문 일정을 잡을 때마다 지역 내 전문가들과 저녁식사를 빼먹지 않는 등 전문가 그룹을 모으는 데 집중해 왔다. 안 전 대표가 본선에서 자신과 양자대결을 할 것이라고 꼽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이미 지난해 10월, 전문가 500명이 참석한 ‘국민성장’을 출범시켰다. 이번 안 전 대표의 전문가광장은 문 전 대표의 국민성장의 맞불 성격도 있는 것이다.
安, 전문가 700명 참여한 자문그룹 출범
文의 국민성장에 맞불
안 전 대표, 정책행보로 본선 경쟁력 높이기
전문가광장은 향후 안 전 대표가 운영하고 있던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과 함께 분야ㆍ지역별 공약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이날 행사에도 내일 이사장인 최상용 고려대 명예교수가 참석했고, 내일 소장인 박원암 홍익대 교수와 내일 이사인 이성출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등도 전문가광장에 이름을 올렸다.
안 전 대표는 다음주 에도 산업ㆍ창업 정책을 발표하며 정책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출범식에서도 평생교육에 대한 질문을 받은 후 “지금 선진국은 전체 교육예산의 7%를 평생교육에 쓰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전체 교육예산 중 7%는 커녕 0.072%만 쓰고 있다”며 구체적인 수치까지 즉석에 들며 정책을 설명하는 등 자신감을 나타냈다.
안 전 대표 측 관계자는 “당내 경선도 중요하지만 본선 때 경쟁력도 중요하다”며 “최근 발표한 교육개혁과 일자리 정책 등에 대한 반응이 좋은만큼 정책 행보를 계속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손학규, 국민의당 당심 장악 나서
국민의당에 입당한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은 당 지도부와 지역 일정을 함께 하며 당심(黨心) 장악에 나서고 있다. 손 전 대표는 이날 동물보호단체와의 간담회 외에 공개 일정을 잡지 않았다. 손 전 대표 측은 “정책을 가다듬고 당원이나 지역위원장 등과 스킨십을 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손 의장 측은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는 지지율은 낮지만 당내 경선은 해볼만 하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안 전 대표의 당내 조직 기반 등이 취약하다”며 “반면 손 의장 측은 국민주권개혁회의 회원 수만명과 그동안 각종 선거를 치르며 만들어 온 조직의 힘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경선서 안철수 누르면 지지율 달라질 것
손 의장도 지난 13일 월간중앙과의 인터뷰에서 “안 전 대표가 갖고 있는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결국 손학규가 이길 것”이라며 “손학규가 갖고 있는 안정감ㆍ경험ㆍ지혜 등이 ‘통합의 리더십’으로 승화될 것이고, 우리 국민의당 당원들은 손학규를 선택할 것이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손 의장 측은 약점으로 꼽히는 본선 경쟁력에 대해서도 "경선이 종료하면 달라질 것"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손 의장 측 관계자는 “안 전 대표를 누르고 당내 경선에서 이길 경우 지지율도 자연스레 상승하며 본선 경쟁력이 생기게 될 것”이라며 “탄핵 절차가 끝나고 각당의 경선이 끝나면 대선 주자를 평가하는 기준이 달라지기 때문에 안정감 있는 손 의장에게도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