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일부터 22일까지 국내 주식시장에서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 순매수(매수-매도) 1위 종목은 모두 롯데쇼핑이었다. 각각 1725억원어치, 2149억원어치를 쓸어담았다. 롯데그룹이 진행 중인 지주회사 전환 작업 영향이 크지만 유통 부문의 실적 개선 기대감도 반영됐다. 주가는 올들어 9.2% 뛰었다.
기관·외국인, 유통·음식료업종 매수
롯데쇼핑 올들어 주가 9.2% 급등
저평가된 음식료·미디어업종 눈길
최근 내수주 투자가 늘어난 것은 앞으로 닥칠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한 성격이란 분석이 많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몇달 안에 미국 기준금리 인상, 유럽 선거 등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대외 노출이 적은 내수주가 투자 대안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 매력을 키운 변수는 환율이다. 달러화당 원화 환율은 지난달 9일 1208.3원까지 올랐다가 22일 1142.6원까지 떨어졌다.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고 원화 가치가 올랐다. 통상 원화 가치가 높아지면 수출 기업들은 피해를 본다. 대신 환율 민감도가 낮은 내수업체들이 조명받게 된다. 시종일관 ‘약(弱)달러론’을 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환율정책 기조도 반영됐다.
미국 수혜가 예상되는 경우도 있다. 전상용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규제 완화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신약 허가가 수월해지면 국내 제약바이오업종도 득을 볼 것”이라며 “뿐만 아니라 미국 바이어 주문을 받는 주문자상표 부착 생산(OEM) 업체들도 하반기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경기가 살아나고 있는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경기 회복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는 데다 아직까지 내수주 가격이 바닥을 쳤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내수주를 오래 갖고 가기보다 분산 투자 목적으로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이 적절하다고 조언했다. 이경민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해서 달러화가 강세로 돌아서기 전이 투자 적기”라고 말했다.
이새누리 기자 newworld@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