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는 이곳에 메가와트(MW)급 지열(地熱) 발전소를 짓고 있다. 화산지대가 아닌 곳에서 MW급 지열 발전소를 짓는 것은 국내는 물론 아시아에서도 최초다. 지열 발전소는 수㎞ 깊이의 구멍 한 곳에 물을 집어넣고, 땅속에서 데워진 물을 다른 구멍으로 뽑아 올리는 작업을 반복한다. 뜨거운 물에서 뿜어져 나오는 증기로 터빈을 돌려 전력을 생산한다. 지열 발전은 온실가스가 거의 배출되지 않고 1년 365일 쉬지 않고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계절이나 날씨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 대규모 산림 파괴가 뒤따르는 태양광·풍력 발전소와 달리 지상에 차지하는 공간도 작다.
지하 온도 가장 높은 흥해읍 일대
땅속서 물 데워 터빈 돌리는 방식
설비 완공 후 하반기 1.2㎿ 생산
내년엔 시설 확충, 6000가구 제공
친환경 재생에너지 기술전파 관심
내년엔 2단계 사업으로 800억원을 들여 5MW 규모 발전설비를 추가로 짓는다. 사업 규모가 큰 만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수력원자력, 관련 공공·민간업체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할 계획이다. 포항시 미래전략산업과 관계자는 "설비용량 1.2MW에서 5MW 시설을 확충해 6.2MW급 전력을 생산하게 되면 모두 5000~6000가구가 지열 발전을 통해 만든 전력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포항시 흥해읍 전체 1만4000여 가구의 약 40%에 해당한다. 흥해읍 주민 최범균(33)씨는 "우리 지역에 지열 발전소가 생긴다는 사실이 신기하다"면서 "실제 가동을 해봐야 알겠지만 환경 파괴가 적고 방사능 노출 위험도 없는 신재생 에너지라고 하니 호감이 간다"고 말했다.
포항시가 첫걸음을 내디딘 지열 발전 사업이 다른 지역으로 이어질지도 주목된다. 민기복 서울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한국지열에너지학회에 쓴 글을 통해 "화산지대가 아닌 지역은 지금까지 지열 에너지 개발의 불모지로 알려져 왔지만 이를 기술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 개발되고 있다"며 "지열 에너지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고 국내에서 개발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어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