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 속 자율주행차가 국내 기술로 현실화될 수 있을까.
국토부, ICT 기업에 첫 운행허가
인공지능 음성 비서도 장착 시험
다음달 서울모터쇼에 출품 계획
일반 도로 시범주행을 통해 자율주행차는 스스로 신호와 표지판 등 도로 환경을 익혀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게 된다. 실제 도로를 달리면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물체를 센서와 카메라로 인식해 멈추거나 피하는 기술을 익히게 되는 것이다.
네이버는 네이버랩스가 개발하고 있는 인공지능(AI) 음성 비서 ‘아미카’도 차량에 결합해 시험할 계획이다. 아미카가 탑재되면 탑승자가 음성으로 목적지를 말하고 식당과 호텔을 예약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차는 인공지능(AI)을 비롯한 4차 산업혁명 기술의 집합체”라며 “이미 해외에서는 자동차 업계 뿐 아니라 ICT 업체도 관련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IHS는 오는 203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1050만대의 자율주행차가 운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글로벌 경영컨설팅 전문회사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2025년 세계 자율주행차 시장규모는 60억 달러(약 6조88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자동차업계 역시 10년 후에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75%를 자율주행차가 차지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ICT 업체들의 질주 역시 매섭다. 이미 완성차 업체들보다 자율주행기술이 한 단계 앞서 있다고 평가받는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은 최근 연구 프로젝트였던 웨이모를 독립적인 사업 부문으로 격상하고 새로운 완전 자율주행차를 공개했다. 구글은 현재 자율주행차에 대한 도로 주행을 넘어, 자율주행차로 승객이 원하는 출발·목적지까지 이동시켜주는 서비스를 개발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젝트 타이탄’이라는 이름으로 2년간 비밀리에 관련 기술을 개발해오던 애플도 지난해 말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자율주행차 개발 계획을 공식적으로 밝힌 상태다.
박인우 미래에셋대우증권 연구원은 “자율주행차 시장이 커지면 여기에 필요한 각종 센서·전자제어장치·소프트웨어가 필요할 수 밖에 없다”며 “자율주행차 개발 업체들이 완성차·자동차부품·반도체·ICT 등 다양한 영역을 넘어 협력 체계를 구축해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네이버 역시 지난해 프랑스 1위 자동차 기업인 르노그룹과 기술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다음달 30일 경기도 일산 킨텐스(KINTEX)에서 열리는 ‘서울모터쇼 2017’에도 참가할 예정이다. 서울모터쇼는 지난 1995년 1회 행사를 시작으로 2년마다 열리는 국내 최대 규모의 모터쇼다.
전시장 메인에는 네이버랩스가 일본 도요타의 하이브리드 ‘프리우스V’ 차량을 기반으로 개발된 자율주행차가 전시될 예정이다. 자동차 제조사와 부품사가 아닌 인터넷 포털 기업이 서울모터쇼에 참가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네이버는 완성차 업체들에게 자율주행차 관련 기술을 판매하는 것 뿐만 아니라 카셰어링 등 새로운 사업으로 확장하는 것도 계획 중이다. 지난 1월 네이버의 미래기술부문 자회사 ‘네이버랩스’는 사업 정관에 카셰어링을 추가했다.
ICT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올해 AI, 음성인식, 자율주행 등 미래 기술에 대규모 투자를 예고했다”며 “향후 10년을 위한 새로운 먹거리 창출을 위해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