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때문에 여주에선 아픈 아이를 데리고 다른 도시로 원정진료를 가는 경우도 흔하다. 학원강사 송태훈(35)씨는 지난해 갓 돌을 넘긴 아이가 새벽까지 열이 내려가지 않아 분당으로 원정 진료를 다녀왔다. 왕복 120㎞ 거리라 왕복 2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여주는 다른 지역들에 비하면 그나마 형편이 나은 편이다. 19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소아과가 거의 없어 주민들이 아이를 키우는 데 어려움이 큰 ‘소아과 의료 취약지’가 전국적으로 27곳이나 된다. 여주는 포함되지 않는다.
이들 지역은 ▶한 시간 내에 병원에 도착할 수 없는 주민이 30% 이상이고, ▶주민들이 받은 진료 건수의 70% 이상이 1시간 넘게 걸리는 병원에서 이뤄진 곳으로 대부분 고령화가 심각한 농어촌이다.
가까운 소아과 없는 의료 취약지
인제·합천 등 1시간 내 갈 병원 없어
전화 100통 넘게 해도 예약 안 되고
오전 6시에 가도 진료접수 끝나
“정부 수급 미리 예측해 대비해야”
정부에서 이들 지역에 대한 지원을 하고 있지만 효과는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소아과 취약지 거점의료기관으로 지정되면 2억~3억원대의 지원금을 정부와 지자체가 50%씩 부담한다. 하지만 지자체의 재정이 여의치 않은 데다 의료인력(소아과 전문의 1명, 간호사 5명)을 구하기도 어렵다. 저출산 추세가 심화될수록 이 같은 소아과 취약지가 더 늘어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지역별로 필요한 병원 현황도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 연세대 송인한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아이를 안심하고 키울 수 있는 기본 의료시스템이 구축돼야 저출산 추세를 늦출 수 있다”며 “정부가 의료서비스의 수요와 공급을 미리 예측해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