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프로야구 어린이 분석가들이 말한다
야구가 왜 재미있냐고요? ‘관람’에 더해 ‘분석’하는 맛이 있어서죠. 각 팀의 전력을 비교하는 재미, 해보지 않으면 모릅니다. 긴장을 풀지 마세요. 1등과 꼴찌가 언제 뒤바뀔지 모르는 게 야구의 매력이니까요. 어린이의 시선에서 바라본 ‘2017 한국프로야구 전망’을 공개합니다.
믿고 맡길 선발투수는? 최근 평가전 성적은?
커버스토리ㅣ2017 프로야구 전망
오찬길(이하 ‘오’) “이번 시즌에도 두산은 잘할 것이다. 니퍼트·장원준·유희관 등 완벽에 가까운 투수진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윤현성(이하 ‘윤’) “두산은 지난해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선수들이 부상을 당하지 않고, 모든 경기에 최선을 다해서다. 4번 타자 김재환을 발견했고, 오재일의 활약으로 강타선을 구축했다. 에반스가 가끔 기복 있는 경기를 했으나 충분히 잘해줬다. 올해도 우승할 확률이 높다.”
정의찬(이하 ‘정’)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8명이나 참가하면서 이로 인한 부상을 겪거나 제대로 된 시즌 준비를 못할 수 있다. 지난해처럼 잘할 것 같지만 시즌 중반이 되면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 같다.”
올해 각 구단이 어떤 활약을 펼칠지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구단별 예측을 하기 전, 이번 시즌 우승은 어느 구단이 차지할 것인가에 대한 말도 나왔습니다. 고윤서·윤현성·정의찬 학생은 강력한 투수진을 보유한 두산을, 신용재·오한길 학생은 우수 선수의 영입으로 타격력을 높인 LG를 우승 후보로 뽑았죠.
물론 공은 둥글기 때문에 꼭 이들의 예상대로 시즌이 흘러가리란 법은 없습니다. 분명한 것은 이런 분석 자체가 야구에 즐거움을 더한다는 것입니다. 김식 차장은 “어린이들이 생각보다 많은 정보와 근거·논리를 갖고 야구를 보는 것 같다”며 “야구는 규칙도 복잡하고 알아야 할 것도 많지만 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스포츠”라고 말했습니다.
고윤서(이하 ‘고’) “이변이 없는 한 여전히 강력한 우승 후보다. ‘판타스틱 4’라 불리는 투수들이 건재하고 강력한 중심타선, 새로운 주전의 성장, 탄탄한 백업요청, 최강급 포수진을 보유했기 때문이다. 이용찬 선수의 가세로 두말이 필요 없겠다. 하지만 공은 둥글고 결과는 모르는 것.”
신용재(이하 ‘신’) “FA(자유계약선수)로 빠져나간 선수가 없다는 점이 강점이다. 2년 동안 우승했다는 점도 강력한 팀으로 꼽기에 부족함이 없는 요인이다. 하지만 정수빈·허준혁·윤명준 선수의 군입대로 외야 수비에 구멍이 뚫린 점이 아쉽다. 올해는 3위를 할 것 같다.”
오찬길(이하 ‘오’) “이번 시즌에도 두산은 잘할 것이다. 니퍼트·장원준·유희관 등 완벽에 가까운 투수진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윤현성(이하 ‘윤’) “두산은 지난해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선수들이 부상을 당하지 않고, 모든 경기에 최선을 다해서다. 4번 타자 김재환을 발견했고, 오재일의 활약으로 강타선을 구축했다. 에반스가 가끔 기복 있는 경기를 했으나 충분히 잘해줬다. 올해도 우승할 확률이 높다.”
정의찬(이하 ‘정’)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8명이나 참가하면서 이로 인한 부상을 겪거나 제대로 된 시즌 준비를 못할 수 있다. 지난해처럼 잘할 것 같지만 시즌 중반이 되면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 같다.”
오 “동의한다. 이번 시즌의 NC는 좀 약할 것이다. 테임즈 선수가 팀에서 차지하는 역할은 매우 크다. 그가 메이저리그로 갔기 때문에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 “난 조금 생각이 다르다. 테임즈를 대신할 새로운 외국인 선수 스크럭스가 타구 속도 측정기에서 155㎞를 기록했고, 구단 평균 연봉 역시 2억원을 돌파해 팀이 전체적으로 좋은 분위기에서 시즌을 시작할 수 있어 지난해와 비슷한 성적이 기대된다.”
고 “여전히 강력한 타선을 보유하고 있는 건 맞다. 권희동 선수의 성장세에도 주목해야 한다.”
윤 “생긴지 몇 년 안 된 구단이지만 꾸준히 좋은 성적을 보였다. 경험 없는 젊은 선수들의 한계도 있었지만 지금은 젊은 선수들과 고참 선수들이 조화를 이루며 팀이 잘 돌아가고 있다.”
고 “5위 정도 할 것 같다. 어떤 상황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는 숨은 강팀 중 하나다. 조상욱·한현희 등의 선수가 얼마나 활약하느냐에 따라 성적이 결정될 듯하다.”
신 “선수층에 큰 변화는 없지만 역시 염 감독이 빠진 점이 아쉽다. 신재영·김하성 등 선수의 부진이 없고, 외국인 선수들이 잘 활약한다면 어느 정도 풀릴 것이라 예상한다.”
정 “나 역시 다른 친구들과 비슷한 생각이다. 일단 넥센은 신재영이란 좋은 선수를 발굴했고, 외국인 선수 영입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오 “넥센의 전망은 솔직히 잘 모르겠다. 장정석 감독이 새로 부임했기 때문이다. 감독이 어떻게 팀을 이끌어 가는지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고 “지난해 세대교체에 성공한 LG는 선수단과 코치진이 잘 조화를 이룬다면 더욱 강한 전력 상승이 기대된다.
신 “우규민 선수가 FA 이적을 해 큰 위기를 맞는 줄 알았는데, 거금을 들여 차우찬 선수를 들여왔다. 타자진을 조금만 더 신경 써 준다면 완벽한 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예상된다.”
오 “우수한 선수들이 많아 이번 시즌을 기대하고 싶다. 특히 차우찬 선수에 거는 기대가 크다.”
정 “지난해 시즌 마지막에 좋은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나름대로 기대한다. ‘어메이징 4’라는 투수진을 갖춘 것도 강점이다. 두산의 ‘판타스틱 4’에 버금가는 전력으로 보인다. 다만 타자들의 경험과 타격력이 불안요소다.”
윤 “유리몸이라 불리던 김주찬 선수는 지난해 강화유리가 돼 돌아왔고, 나지완 선수는 최악의 슬럼프에서 벗어났다. 또 FA에서 최형우 선수를 100억원이라는 거액에 영입해 왔다. 이런 선수들이 잘해준다면 기아 역시 강력한 우승 후보가 될 것이다.”
고 “2위를 할 것 같다. 김선빈 선수와 안치홍 선수가 돌아와 팀의 분위기를 살리고 있고 에이스 투수인 양현종 선수와 재계약을 성공했기 때문이다.”
신 “다들 나랑 생각이 비슷하다. 최형우 선수의 효율적인 영입과, 양현종 선수의 변동 없는 잔류가 기아의 중심을 잡아주며 올 시즌 엄청난 활약을 펼칠 것이라 생각된다.”
오 “나는 기아가 이번 시즌에 우승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다른 친구들이 얘기한 것처럼 최형우·양현종 선수의 역할이 매우 클 것이다. 기존에 보였던 멋진 플레이를 이번 시즌에도 가감 없이 볼 수 있길 기대한다.”
오 “그렇게 잘할 것 같지 않다. 김광현 선수의 부상과 고메즈 선수가 떠났다는 이슈가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어서다.”
신 “맞다. 에이스 김광현 선수의 부상은 투수진에 큰 구멍을 만들었다. 또 트레이 힐만 감독은 외국인이다. 한국프로야구에 과연 얼마나 잘 적응할 수 있을까 의문이다.”
윤 “지난해 전적을 봐도 그렇다. 매우 아쉬운 시즌을 보냈다. 가을 야구에서 강세를 보일 것이라 예상했지만 후반 9연패를 달리면서 놓치고 말았다. 힐만 감독은 일본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 정도로 리더십이 있으니 너무 걱정하진 말자.”
정 “조금 기대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힐만 감독이 선진 야구를 잘 도입시킬 수 있다면 나쁘지 않은 시즌이 될 것이다. 다른 선수들의 가세도 기대할 만하다.”
고 “용병의 활약, 외국인 감독의 용병술, 최고 지략가 출신의 단장이 잘 조화를 이룰 경우 강력한 다크호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
신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던 오간도 선수의 영입과 부상자들의 복귀로 상당한 선전을 펼칠 것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이 재계약을 했다. 선수들이 또 강압적인 훈련 방식에 지치진 않을까 걱정도 된다.”
고 “늘 부족한 선수층 때문에 그들의 지난 4월은 잔인했다. 시즌 초 주전 선수들이 얼마나 활약해주느냐가 팀 성적의 분수령이 될 듯하다.”
정 “선발투수가 부족하다. 김태균이나 박정진 등 고참 선수들의 활약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 선수단의 노쇠화로 전체 선수들의 평균 연령이 높다는 점이 조금 마음에 걸린다.”
오 “오간도 선수의 영입 덕분에 성적이 조금은 좋아질 것 같다. 앞선 지적대로 투수진이 부진하기 때문에 우승은 못할 것 같다.”
정 “맞다. 제일 달라진 점은 이대호 선수가 돌아온 것이다. 주장으로 선임되면서 팀 분위기도 많이 끌어올렸다. 앤디 번즈 선수의 영입은 황재균의 빈자리를 어느 정도 채울 수 있을 것이다.”
고 “선수 구성이나 코치진의 역량 등 여러 측면에서 내 기대치엔 미흡하다. 유일한 기대는 이대호 선수의 합류다.”
신 “이대호의 영입으로 분위기가 계속 올라가고 있다. 그래도 상위권에 올라가리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황재균의 공백이 역시 크다.”
윤 “지난해 롯데는 좋지 않은 시즌을 보냈다. 구단과 선수의 사이가 멀어졌고, 투수진도 실망을 안겼다. 황재균 선수도 떠났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4번 타자, 이대호가 돌아왔다. 조금만 힘을 내면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다.”
고 “핵심 선수들의 이탈이 좋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추락의 끝은 어디까지일까? 난세에 영웅이 난다는 말이 있다. 새로 온 김한수 감독의 리더십은 과연 어떨지 궁금하다.”
정 “김한수 감독으로 분위기를 바꿨지만 새 구장에 대한 적응이 필요할 것이다. 새로운 외국인 선수들의 실력도 아직 검증이 안됐다. 차우찬 선수의 공백을 채울 선수도 보이지 않는다.”
신 “우규민 선수의 영입으로 상승세를 예측할 수 있지만, 최형우 선수와 차우찬 선수가 거액을 제시 받고 이동한 것이 큰 변화를 가져올 것 같다. 이들의 공백을 메우는 것이 상승 여부를 판가름할 것이다.”
오 “강팀에서 약팀으로 실망스런 모습을 보였다. 우규민 선수 등 새로 영입한 선수들의 활약에 기대를 걸겠다.”
오 “KT는 수비쪽에선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만 투수진과 타격 부분이 좋지 못한 것 같다. 이번에도 우승은 어렵다고 생각한다.”
고 “비슷한 생각이다. 올해에도 특별한 전력보강은 보이지 않는다. 안타깝게도 가장 강력한 꼴찌 후보다. KT는 지난해보다 승률을 높이는 것을 1차 목표로 세워야 할 것이다.”
신 “객관적으로 보면 그동안의 실패를 만회할 만큼의 상승세를 불러올 선수 영입이 없다. 예상 외로 멋진 활약을 펼치며 선전하길 바랄 뿐이다.”
정 “FA 선수나 외국인 선수의 영입이 부진한 게 역시 걱정된다. 최근 열린 평가전에서도 좋지 못한 성적을 거뒀다.”
윤 “계속해서 경험을 쌓고 있는 시즌을 보내는 중이라고 생각하면 어떨까. 사실 KT는 1군에 데뷔한지 얼마 안 된 팀이다. 그만큼 신인들도 많고 발굴할 인재도 많다는 것이다. 하위권을 예상하지만, 젊은 선수들을 키워내는 시즌을 만들면 좋을 것이다.”
글=김록환 기자·황인철 인턴기자 rokany@joongang.co.kr, 사진=강정현 기자 cogito@joongang.co.kr
취재=고윤서(성남 매봉초 6)·신용재(세종 온빛초 6)·오한길(서울 서원초 5) 윤현성(고양 정발초 5)·정의찬(서울 계성초 6) 소중 학생기자·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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