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3명은 ‘결혼하지 않고 함께 살아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과 서울대사회발전연구소, 성균관대 서베이리서치센터가 지난해 6∼11월 전국 만18세 이상 1052명(남성 476명, 여성 576명)을 상대로 공동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이 조사는 ‘동아시아 국제사회조사 참여 및 가족태도 국제비교 연구’ 보고서에 실렸다.
17일 조사에 따르면, ‘결혼할 의사 없이 함께 사는 것도 괜찮다’는 항목에 찬성한 비율은 30.4%였다. 10년 전인 2006년 실시한 조사(찬성 21.7%)에 비해 8.7%포인트나 올랐다. 반대 의견은 54.5%로, 10년 전(반대 65.1%) 보다 10.6%포인트 감소했다.
동거에 대해선 남성(31.5%)이 여성(29.4%) 보다 약간 긍정적으로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30대의 찬성 비율이 48.8%로 가장 높았다. 20대(18~29세)와 40대도 각각 38.7%, 34.7%가 찬성했지만, 이 비율은 나이가 들수록 급격히 떨어졌다. 50대는 25.9%, 60세 이상은 16.1%만 동거를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10년 전에는 20대의 찬성 비율(35.3%)이 가장 높았다.
부부갈등의 해결책으로 이혼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결혼생활이 원만하지 않으면 이혼이 최선책’이란 문항에 찬성한 응답은 46.2%를 기록했다. 2006년 조사(37.5%) 보다 8.7%포인트 오른 것이다. 이혼에 반대한다는 응답은 34.7%로 같은 기간 12.9%포인트 떨어졌다.
이혼에 찬성한 비율은 남성(45.8%)과 여성(46.6%)이 비슷했고, 연령별로도 20~50대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50대(53.6%)의 찬성 비율이 가장 높았고 30대(53.4%)도 비슷한 수준이었다. 20대는 45.9%, 40대는 49.4%가 찬성했고, 60세 이상은 37.2%로 가장 낮은 찬성률을 보였다. 다만 ‘이혼을 하고 싶더라도 자녀가 장성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대한 태도는 2006년(55.8%)과 2016년(54.8%) 간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연구책임자인 이상림 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동거 찬성률이 가장 높은 연령대가 10년 전 20대에서 30대로 바뀐 것은 결혼을 고려하는 나이에서 동거생활의 경험을 반영한 것 같다”며 “이혼을 자녀 성장 이후로 생각하는 점에 큰 차이가 없는 것은 부모와 자녀관계가 우선인 가족의 안정성을 여전히 중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