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를 시작한 뒤론 여자친구가 없어요. 연구가 제 여자친구이자 취미인 셈이죠.” 김 전공의는 양질의 논문을 쏟아내는 비결을 연애에 빗대 설명했다. 관심있는 상대에 다가가는 것처럼 논문의 시작도 주제에 대한 자연스러운 호기심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끈기와 인내심이 있어야 연애든, 논문이든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실 그가 의사라는 직업, 외과란 전공을 택한 이유도 ‘연구를 하고 싶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는 “내가 직접 수술을 하면서 인체 조직을 떼내고 그걸로 연구도 할 수 있는 외과가 좋았다”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 4년차 김서기씨
“연애하듯 연구 … 갑상샘암 관심”
그는 이달 말 레지던트 과정을 수료한다. 하지만 더 큰 꿈을 위해 의사 가운은 잠시 벗기로 했다. 대신 다음달부터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의과학대학원 박사과정에 뛰어든다. 익숙한 외과 진료가 아니라 세포 배양 등 생물학을 기초부터 배우는 것이다. 그는 “새로운 지식을 쌓은 뒤 병원으로 돌아와 갑상샘암을 치료하는 전문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그의 최종 목표는 뭘까. “갑상샘암은 아직 연구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 과잉 진료 등 논란이 많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갑상샘암 진단과 치료의 국제적 기준을 마련해보고 싶습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