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추적 구제역
구제역이 연례행사처럼 발생하는 데는 백신접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란 지적이 높다. 접종을 담당하는 공수의가 부족해 발 빠른 대응이 힘들고 비전문가인 농장주에 대한 백신접종 교육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연천 등 대부분 지자체 인력 부족
농장주가 직접 하는 곳도 부실 접종
“정부가 일괄적으로 방역 지휘를”
보은 2곳, 구제역 추가 의심 신고
백신을 직접 놓는 50마리 이상 대규모 사육농가에 대한 교육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최철(51) 연천군 낙농연구회 회장은 “6개월에 한 번씩 젖소 70여 마리에 직접 백신 주사를 놔준다”며 “주사 방법을 체계적으로 배운 것도 아니고 주먹구구 식으로 놓다보니 솔직히 항체가 제대로 형성됐는지도 스스로 의문이 생길 정도”라고 말했다. 충북 보은군 마로면 관기리의 젖소 농가 주인 최모(65)씨는 “내가 직접 백신을 접종한 뒤 안심하고 있었는데 구제역 발생 이후 항체 형성률 검사 결과 19%가 나와 충격을 받았다”며 “백신접종은 공수의 등 전문가가 맡아 줘야 한다”고 말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부 지역에선 소 50마리 이상 사육농가에 대해서도 지자체가 예방 접종을 실시하고 있지만 이를 정부 차원으로 확대하기엔 예산 확보와 인력 수급 문제 등으로 어렵다”고 했다.
조호성 전북대 수의학과 교수는 “방역 체계만큼은 재정과 전문성이 제각각인 지자체에 맡길 게 아니라 정부가 단일 잣대로 일괄적으로 지휘·통제해야 한다”며 “각 지역의 공수의를 확대하고 50마리 이상 사육 농가도 전문가들이 백신접종을 할 수 있도록 예산과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보은군에서 구제역 발생이 의심되는 농장 2곳이 추가로 나왔다. 농식품부는 예찰 중인 보은 2개 한우 농가에서 구제역 증상을 보인 소가 발견됐다고 13일 밝혔다. 전국 구제역 발생 8개 농가(의심신고 포함) 가운데 6개가 보은에 몰려 있다.
연천·안성·보은·완주=전익진·임명수·최종권,김준희 기자 ijjeon@joongang.co.kr
사진=송봉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