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보은에서 구제역 확진 판정을 받은 3개 농가 소에게서 나온 바이러스는 모두 같은 혈청형(O형)에 유전자형도 일치했다. 김창섭 충북도 축산과장은 “구병산 기슭에 있는 이들 3개 농장은 거리가 가깝다”며 “공기 전염이나 사람 이동으로 인한 전파 가능성이 있어 검역본부에서 사료차·농장주 출입이나 소 이동에 의한 전파가 있었는지 역학조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항체 형성률 81%인데도 증상
확진 땐 전국서 6번째 발병
검역당국, 돼지로 전파 비상
밀집 사육 탓 급속 확산 우려
검역 당국이 우려하는 건 소에게서 돼지로의 구제역 전파다. 돼지는 밀집 사육 비중이 커 감염병에 취약하다. 백신을 맞아도 항체 형성률이 소에 비해 낮게 나온다. 지금까지 구제역이 발생한 지역은 충북·전북·경기도 3개 권역이다.
지난해 12월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이 3개 도에서 기르는 돼지는 1562개 농가 364만1400마리에 달한다. 전국에서 사육 중인 돼지 1036만6779마리 가운데 35.1%가 구제역이 발생한 3개 도에 몰려 있다.
‘O+A형’ 백신 긴급 수입 결정
문제는 돼지농가에 O형 구제역 백신이 집중 접종됐다는 점이다. 연천에서 발견된 A형 구제역 바이러스엔 듣지 않는다. 이날 농림축산식품부와 새누리당은 당정회의를 열어 ‘O+A형’ 구제역 백신(O형과 A형 용도 백신을 섞은 것) 160만 마리분을 긴급 수입하기로 결정했다.
백신의 신뢰성을 둘러싼 논란도 일고 있다. 12일 구제역 확진 판정을 받은 보은군 마로면 농장은 충북도가 실시한 일제조사에서 87.5%의 항체 형성률을 기록한 곳이다. 이날 추가로 의심 신고를 한 탄부면 농가의 소 역시 81% 항체 형성률을 보였지만 구제역 증상이 나타났다.
조현숙 기자, 보은=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