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리버 스톤 감독
- 스노든과는 어떻게 접촉했나.
- “스노든 변호사의 주선으로 2014년 1월 러시아에 임시 망명한 스노든을 모스크바에서 처음 만났다. 종결되지 않은 사건이라 망설였다. 그와 10차례 이상 만나 사건의 이면에 대해 샅샅이 조사하며 사건에 접근했다.”
- 영화화에 어려움이 있었을 텐데.
- “메이저 스튜디오들이 제작 투자 요청을 모조리 거절했다. 외압이라기보다 내부의 자기 검열 때문일 것이다. 배우들 중에도 캐스팅을 고사한 이들이 굉장히 많다. 스타인 조셉 고든 레빗이 투자도 제대로 못 받던 영화에 출연을 결심해 준 게 고마울 뿐이다. 그가 스노든 역에 완벽하다고 믿었다.”
- 정치적 이슈를 다룰 때의 기준은.
- “난 판단을 관객에게 맡기는 편이다. 정치적 이슈를 다루다 보면 종종 호된 비판을 받기도 하고, 가끔은 나 자신도 혼란스럽다. 내가 알고 있는 게 진실인지 의문이 들 때도 있고. 내가 원하는 것은, 여러 사람들과 이 문제에 대해 터놓고 토론하는 것이다.”
- 할리우드에서 그런 소신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어려울 것 같은데.
- “할리우드에서 사회 비판적 시선을 가진 영화들은 투자받기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더 이상 ‘시리아나’(2005, 스티븐 개건 감독) 같은 영화는 나오기 어렵다. 많은 미국인이 다른 나라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관심조차 가지지 않으려 하고, 거울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직시하는 것마저 피하려 한다. 이러다가는 모두 시궁창으로 빠지고 말 것이다. 절망적인 상황이다.”
◆ 조셉 고든 레빗(스노든 역)
- 출연 제안을 받은 소감은.
- “올리버 스톤 감독에게 제안받은 것만으로도 뛸 듯이 기뻤다. 하지만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내가 스노든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게 없더라. 그가 왜, 무슨 일을 했는지 알기 위해 엄청난 공부를 해야 했다. 유튜브에서 모든 자료를 찾아봤다. 다큐멘터리 ‘시티즌포’(2015, 로라 포이트러스 감독)에서 스노든이 나오는 장면의 오디오만 따서 아침에 눈 떠서 잠들 때까지 들으며 연기를 준비했다.”
- 스노든에 대해 공부하면서 느낀 바가 있다면.
- “인터넷 등을 통해 중대 사안에 대해 정보를 얻는 현대인의 방식이 너무 피상적이란 사실을 깨달았다. 사안들은 점점 복잡해지는 반면, 사람들은 점점 핵심에서 멀어지고 있다. 인터넷 의 막대한 정보도 남의 의견을 대충 발췌한, 지나치게 단순화된 정보 아닌가. 사람들이 영화를 계기로 이런 문제를 깊이 있게 생각했으면 한다. 스노든이 영웅인가, 배신자인가 묻는데 그런 흑백 논리로 재단하기에 이 사안은 너무 복잡하다. 스노든의 진짜 공헌은, 그가 이러한 사실을 세상에 알려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이에 대해 토론하고 각자의 의견을 갖게 했다는 점이다.”
- 스톤 감독과 일한 소감은.
- “그는 이런 소재로 영화를 만들 수 있는 유일한 감독일 것이다. 평단과 관객에게 인정받는 감독 중에서, ‘지금 이 상황은 내가 사랑하는 이 나라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라 용기있게 외칠 사람이 몇이나 되겠나. 언젠가 그의 서재에 있는 방대한 책을 보고 굉장히 놀랐다. 대부분 역사에 관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