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이후 트럼프 입에선 TPP 대신 “공정 무역”…아베는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을까

중앙일보

입력 2017.02.11 05:04

SNS로 공유하기
페이스북
트위터

[사진 트위터 캡처]


미국 현지시간으로 10일 오후 1시 30분에 끝난 미일 정상회담 직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일본은 양국 경제에 모두 혜택을 주는,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관계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귀에 꽂는 통역기를 꽂지 않은 채, 자신감 있는 목소리로 또박또박 성명서를 읽어나갔다. 반면 아베 신조 총리는 트럼프가 말하는 동안 손과 발을 자주 움직여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골프 라운딩까지 곁들인 1박 2일 정상회담 동안 아베는 원하는 것을 얻어 갈 수 있을까. 아베 총리의 이번 방미에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과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 세코 히로시게 경제산업상 등을 동행시켜 통상 문제에 가장 공을 들이고 있다.

아베 총리는 누구보다도 앞장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지지했었다. TPP를 통해 무기력한 일본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트럼프는 “TPP는 특정 이해 세력들이 밀어붙이고 있는 재앙”이라고 비난했다. 취임 즉시 TPP 탈퇴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9일 아베 총리가 미일 정상회담에서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이끄는 새로운 경제회담을 제안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TPP 대신 양자 간 무역 협상 형식으로 진행하겠다는 의미다. 이번 정상회담 성명서에서도 “미일 간 양자 틀을 포함해 최선의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하지만 양자 자유무역협상(FTA)이 진행되더라도 농산물 개방에 따른 일본 농민들이 반발할 수 있고, 트럼프가 엔화 약세를 구체적으로 물고 늘어질 경우 미일 정상회담은 큰 성과 없이 끝날 것이라는 분석도 일본 내에서 나오고 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