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발상 피닉스 오픈, 흥행 신기록
관중, 고성·야유에 음주까지 자유
세계적인 골프축제로 자리잡아
‘우즈 홀인원’ 16번홀, 콜로세움 연상
히데키 2연속 우승, 안병훈은 6위
특히 ‘콜로세움’이라고 불리는 16번 홀(파3)이 이 코스의 하이라이트다. 로마시대의 원형극장을 연상케 하는 16번 홀에는 거대한 스탠드가 홀을 둘러싸고 있다. 수용 규모만 2만명(좌석 5200개 포함)에 이른다. 선수들은 15번 홀 그린에서 16번 홀 티박스로 이어진 터널을 지나 입장한다. 마치 결투를 앞둔 검투사처럼 비장한 각오로 콜로세움에 들어서 16번 홀 티박스에 서게 된다. 2만명이 내뿜은 환호와 야유에 압도되면 베테랑 골퍼라도 제대로 샷을 할 수 없다. 피닉스 오픈만의 변수다.
지난 1997년 대회에서 타이거 우즈(42·미국)가 16번 홀의 중압감을 이겨내고 홀인원을 기록한 건 대회 최고의 명장면으로 기억되고 있다. 1987년 대회장을 이곳으로 옮긴 뒤 올해까지 총 8번의 홀인원이 나왔다. 팬들의 광적인 환호에 보답하기 위해 선수들은 선물을 준비해서 던져주기도 한다. 2014년 라이언 파머(41·미국)는 100달러짜리 지폐를 스탠드에 뿌렸다. 신나는 분위기 속에서 몇몇 선수들은 랩을 하고 춤을 추며 팬들과 함께 즐기기도 한다. 안병훈(26·CJ대한통운)은 “피닉스 오픈은 뭔가 특별하다”며 즐거워했다.
전통적인 골프에서 벗어난 덕분에 피닉스 오픈은 상업적으로 대성공을 거두고 있다. 2015년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피닉스 오픈의 경제 효과는 2억2200만 달러(약 252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라운드 단독 선두를 달린 안병훈은 마음껏 피닉스 오픈을 즐겼지만 최종라운드에서 2타를 잃어 합계 14언더파 6위로 내려갔다. 마쓰야마 히데키(25·일본)가 연장전 끝에 우승,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