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비서’ 스피커
미국 할리우드 영화 ‘아이언맨’에서 주인공 토니 스타크에게 인공지능(AI) 비서 ‘자비스’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스타크는 자비스에게 아이언맨 수트를 제작을 명령하고, 적들과의 전투 전략까지도 상의한다.
KT ‘기가지니’
TV와 연결해 쓰는 셋톱박스 기능
리모컨 없이 원하는 채널 볼 수 있어
SK텔레콤 ‘누구’
집~회사 걸리는 시간 알려주고
팟캐스트·라디오·동요 들려줘
아마존 ‘에코닷’
서울·도쿄·파리 전 세계 날씨 제공
가벼운 대화는 물론 농담까지 가능
SK텔레콤 ‘누구’는 지난해 가을에 출시된 후 여러차례 업데이트를 통해 다양한 기능을 추가 중이다. “회사까지 얼마나 걸려?”라고 물으면 등록된 회사까지의 소요 시간을 알려준다. 라디오는 물론 팟캐스트도 들을 수 있다. 어린이를 위한 동요와 동화를 들려주기도 한다.
‘알렉사’로 유명한 아마존의 ‘에코닷’은 영어로만 구동 가능하다는 큰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손바닥에 올릴 만큼 작은 크기에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어 ‘AI 비서’보다는 ‘AI 친구’처럼 느껴졌다. 글로벌 IT 기업에서 만든 기기답게 서울·대구·부산은 물론 샌프란시스코·파리·도쿄 날씨까지도 알려준다. 다양한 게임과 유머도 구사한다. “가위바위보 게임하자”고 하니 알렉사는 “하나, 둘, 셋”을 외쳤다. 순간 가위를 내밀었지만 “바위!”를 외친 손 없는 알렉사가 이겼다. “농담 들려줘”하면 “만(bay) 위를 나는 갈매기(seagull)는 베이글(bay+gull)”과 같은 썰렁한 개그도 수시로 한다. “노래 부를 줄 알아?”라고 물으면 “ 나? 노래 부르는 거 완전 싫어~”라고 대답한 뒤 뻔뻔하게 팝송을 부른다. 국내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에코닷’은 영어만 알아듣기 때문에 영어 공부용으로도 좋다”는 후기가 많이 올라온다.
세 개 제품 모두 일정·날씨·알람시계·음악 재생 기능 등 기본적인 ‘비서’ 기능을 능숙하게 구현한다. 미 온라인 경제 매체 비지니스인사이더의 설문 결과, AI 스피커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기능은 타이머·음악·뉴스·알람 기능 순이었다. 쇼핑 기능이나 온도 조절 등의 홈 IoT 기능은 전체 이용자 10명 중 3명밖에 사용하지 않았다. 세 개 제품 다 와이파이를 기반으로 작동하고, 배터리가 장착돼있지 않아 전원 플러그를 연결해 고정해놓고 써야 한다. 또 ‘기가지니’와 ‘누구’ 모두 음성 인식률이 ‘에코닷’보다는 떨어지는 것처럼 느껴졌다. 말을 걸지 않았는데도 뜬금없이 반응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20번에 2~3번 꼴로 대화가 안 통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