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KB국민은행 주택가격동향조사 결과 올해 1월 전국 아파트 매매 ‘중위가격’은 3억319만원으로 지난해 12월 3억337만원보다 18만원 떨어졌다. 아파트 매매 중위가격이 하락한 것은 지난해 2월 이래로 11개월 만이다.
중위가격은 전체 아파트 매매가를 가격순으로 한 줄로 세웠을 때 한 가운데 위치한 값을 가리킨다. 아주 높은 가격이 영향을 더 크게 미치는 평균 가격보다는 낮은 편이다.
서울 아파트의 중위가격은 1월 5억9585만원으로 전달의 5억9828만원보다 243만원 떨어졌다. 떨어진 가격 크기만 보면 전국 광역시·도 단위에서는 가장 크다. 다만 하락 비율로는 0.4%다.
서울의 하락은 한강 이남 지역이 주도해 11개구 중위 매매가는 1월 7억3617만원으로, 지난 12월 7억4082만원보다 465만원(0.62%) 하락했다. 수도권 아파트 중위가격은 소폭 내려 지난해 12월 3억9860만원에서 1월 3억9784만원으로 76만원 하락했다.
지난 2~3년 동안 급등해 거품 논란을 부른 경북과 조선·해운 같은 구조조정 대기업들이 있는 경남도 떨어졌다.
특히 경북은 같은 기간에 1억5273만원에서 1억5162만원으로 111만원(0.73%)이 떨어졌다. 하락률로는 전국 최고였고, 절대 하락폭도 서울 다음으로 컸다. 대구도 광역시 중에서는 유일하게 91만원이 하락했다. 이어 경남(-87만원), 충남(-35만원), 충북(-27만원)도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약세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계절적으로 비수기인 데다 정부의 대출 규제 영향으로 자금 마련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내년부터는 최근 2~3년 전부터 대거 공급된 아파트 입주도 본격화한다.
올해 아파트 입주 물량만 전국 36만여 가구에 이른다. 국토교통부가 장기주택종합계획에서 잡고 있는 연간 신규 주택 수요는 34만~44만 가구 정도로, 아파트는 25만~31만 가구다. 단독·다세대주택 등을 합치면 58만 가구에 이른다.
신한금융투자 이남수 부동산팀장은 “수요와 공급의 ‘미스매치’로 인해 주택시장에 ‘소화불량’이 발생할 수 있다”며 “다만 그간의 공급 물량, 실수요층 밀집 지역 등 지역별 상황이 다른 만큼 주택시장 분위기는 지역별로 편차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