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검진 결과 상담을 할 때 가끔 듣는 얘기다. 이런 얘기를 하는 사람들은 대개 뭔가 불편한 증상이 있는데 검사에서 아무런 이상이 나오지 않아서 그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소위 패키지 검사라고 하는 고가 종합검진의 맹점이다.
요즘 웰빙가에선
정기검진의 목적은 건강에 위협이 될 만한 요인들이나 질병을 미리 발견해서 더 건강하게 잘 살아가게 하기 위한 것이다. 암을 포함한 많은 만성질병들은 초기에는 전혀 증상이 없이 조용히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증상이 없어도 정기적으로 검사를 하지 않으면 놓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국가에서 시행하는 검사의 항목이 매우 적고 형식적이라고 생각하는 편견을 갖기도 하는데, 정기검진 항목은 그 나라에서 해당 연령대에 흔한 질병을 조기 발견하기 위해 선정된 항목이니 당연히 기본으로 챙겨서 해야 하는 것이다. 여기에다 자신의 건강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어떤 검사를 더 해야 할 지 등은 평소 내 건강상태를 잘 아는 주치의와 상의를 하면 된다. 소위 명의라고 알려진 유명한 의사는 특정분야의 질병을 치료하는 명의다. 나의 전반적인 건강상태를 아는 주치의는 긴 대기자 명단에서 순서를 기다려야 하는 명의에서 찾을 필요가 없이 내가 사는 동네나 직장 가까운 곳에서 찾으면 된다.
이번 명절에는 가족들끼리 정기검진은 하고 있는지 안부를 물으며 서로의 건강을 챙겨보자. 너무 건강해서 감기 한 번 안 걸리고 병원 문턱 한 번도 안 넘어 봤다는 어르신들한테 보이지 않는 질병이 다수 발견되는 경우도 많이 있다. 노인 1인 가구가 증가하는 요즘, 자신을 잘 아는 동네의사는 몸의 병을 치료해주는 것에 더해서 노년기의 힘든 마음을 치유해주는 벗이 되어주기도 한다. 올해는 자식보다 더 살가운 친한 단골의사를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박경희 한림대 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