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1위를 달리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연휴 콘셉트는 ‘공약의 구체화’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26일 “지금까지 박근혜 정부의 적폐 청산과 권력기관·재벌 개혁 등 큰 원칙을 제시했다면 설 이후엔 ‘문재인표 공약’의 각론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서울소방학교에서 “소방공무원 1만9000명 충원”을 약속했다. 그는 30일까지 경남 양산 자택에 머물며 설 이후의 구상도 가다듬는다. ‘실리에 방점을 둔 외교·안보정책과 4차 산업 등 신(新)성장동력’ 등이 구상의 포인트라고 한다. 설 연휴 직후엔 대북 전략과 대미·대중 외교 구상 발표가 예정돼 있다.
설 앞두고 견제·연대 나선 주자들
반 “특정인 염두 발언 아니다” 했지만
경제민주화는 김종인 트레이드 마크
안, 문재인 KBS토론회 불참 비판
문 측 "황교익 출연금지에 항의 뜻”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문 전 대표와 각을 세웠다. 문 전 대표가 25일 KBS 토론회에 불참한 것에 대해 안 전 대표는 “계속 토론회에 참석하지 못하면 ‘제2의 박근혜’가 될 뿐”이라고 비판했다. 안 전 대표는 용산역에서 귀성 인사를 한 뒤 기자들을 만나 “이번 대선은 어려운 상황에서 대한민국을 헤쳐 가야 할 대통령을 짧은 기간에 뽑아야 하는 만큼 토론을 통해 본인이 원하는 생각을 제대로 밝혀야 한다”며 “또다시 콘텐트가 없는 박 대통령 같은 사람을 뽑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 전 대표 측 김경수 의원은 “황교익씨는 누군가를 지지한다는 이유만으로 KBS에 출연 금지됐다”며 "KBS 출연을 포기한 건 불공정과 타협하지 않겠다는 원칙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문 전 대표와 안 전 대표는 군 복무기간 단축 문제를 놓고도 이틀째 설전을 벌였다. 안 전 대표는 “문 전 대표가 군대에 가서 고생하고 나쁜 기억만 갖고 있으니 복무기간을 축소하겠다는 말밖에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문 전 대표는 지난 25일 안 전 대표가 “(문 전 대표의 복무기간 단축은) 선거 때 난무하는 주장”이라고 비판하자 “군대를 잘 안 겪어 봐서 그렇다”고 반박했다. 안 전 대표는 27일 자신이 설립한 안랩을 방문해 연휴에도 쉬지 않고 일하는 직원들을 격려할 계획이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28일 광화문 주한일본대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과 정부종합청사 앞 노동자 장기 농성장을 방문하고 세월호 유가족 합동차례에 참석한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고향인 충남 논산과 충북 청주의 선산 세배 일정 외 별도 일정을 잡지 않고 자문그룹과 함께 출마 선언에서 제시한 어젠다를 구체화하는 작업에 주력할 방침이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경기도 화성의 조류인플루엔자(AI) 거점 소독시설과 경기도 광주시의 사회복지법인 ‘나눔의 집’ 방문 등 민생행보를 이어 갈 예정이다.
강태화·박유미 기자 thkang@joongang.co.kr